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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을 회복하라(계 2:1-7)
요한계시록 2장-3장은 소아시아 지방의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아시아 지방은 지금의 터키 서쪽 지역이다. 편지를 쓰는 이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편지를 받는 이들은 일곱 교회이다.
이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의 내용을 보면 칭찬만 받은 교회는 서머나교회와 빌라델비아교회이다. 그러나 사데교회와 라오디게아교회는 책망만 받은 교회이다. 나머지 세 교회는 칭찬과 책망을 함께 받았다.
왜 예수님은 이 일곱 교회를 향해 편지를 보내셨는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엡1:23). 그러므로 교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주님이 기뻐하시지만, 병들고 문제가 생기면 주님께서 안타까워하신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의 몸된 교회가 얼마나 건강한가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에 하시는 말씀은 사실 모든 시대의 모든 교회를 향한 말씀이다. 처음에 나오는 에베소교회에 주시는 말씀을 들을 때, 우리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기에 이 말씀은 우리들 각자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한 것이다.

1. 에베소교회의 배경

초대교회 당시 3대 교회라고 하면 예루살렘교회, 안디옥교회, 에베소교회였다. 예루살렘교회는 모든 교회의 어머니교회인 셈이고, 안디옥교회는 선교 중심의 교회이며, 에베소교회는 소아시아에서 제일 큰 도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에베소는 바울의 선교 중심지이기도 하다.
에베소 도시는 행정적인 수도는 아니었지만, 주전 133년 이래로 로마 행정구에 들어 있는 자유도시로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였다. 에베소는 항구 도시이다. 소아시아는 지금의 터키 국가를 생각하면 된다. 에베소는 지금의 이즈밀이라는 큰 도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고대의 7대 불가사의(不可思議) 가운데 두 개가 있는데, 유명한 아데미 신전과 원형극장이 바로 그것이다. 고대의 7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이다. 이 극장은 2만 5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아데미 신전이 폐허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최고 웅장한 건물이었다. ‘아데미’(Artemis)라는 여신은 풍요의 신이다. 아데미 신전 안에는 많은 남녀 사제들이 이 신을 섬겼다. 여사제들 대부분은 창기였다. 신전 안에서는 날마다 음행이 행해졌다. 이 신전이 부패와 향락의 원천이 되었다.
에베소교회는 바울의 제2차 선교 여행 때에 세워졌다(행18:18-22). 바울은 이 때 에베소에 3년 가량 머물면서 복음을 전했다(행19:8, 10). 바울이 다른 곳에서 선교할 때는 선교지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다. 길어 봐야 몇 주일 혹은 몇 달 정도 머물다가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왜냐하면 또다른 곳에서 복음 전하는 것이 너무도 급하고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울은 에베소교회를 위해서는 3년 동안이나 목회를 했다. 그래서 에베소교회는 초대교회 당시 소아시아 지방의 모든 교회들 중에서 복음의 진원지가 되었던 것이다. 즉 에베소교회는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서 3년을 머물면서 복음을 전함으로 세워진 교회로서, 계시록 2장과 3장에 나오는 나머지 여섯 교회들은 에베소교회를 통하여 복음을 들은 사람들이 세운 교회이다. 그러므로 에베소교회는 그 지역에 있었던 다른 교회들의 모교회였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베소 교회는 아주 훌륭한 영적 지도자들이 사역을 했던 교회이기도 했다. 처음에 바울이 목회했고, 그 후에 그의 제자인 디모데가 목회를 했다(딤전1:3). 사도 요한도 에베소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에베소는 밧모 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로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 유배되었다가 석방되어 돌아와 여생을 마친 곳이기도 하다. 이때에 요한이 에베소교회를 목회했다.
그러므로 에베소는 요한계시록의 저자인 요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 에베소 교회가 받은 칭찬

에베소교회는 칭찬과 책망을 동시에 받은 교회이다. 에베소교회는 일곱 가지의 칭찬과 한 가지의 책망을 받았다. 먼저 에베소교회가 받은 칭찬을 살펴보자.
첫째, ‘행위’이다(2). 에베소교회의 행위는 칭찬받을 만한 것이었다. 여기서는 박해 시대에 처해 있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적인 마음 태도와 실제 행동을 말한다.
둘째, ‘수고’이다(2). 에베소교회는 이단과 싸우기 위해 그들의 힘을 다했다.
셋째, ‘인내’이다. 에베소교회는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극심한 고통 중에도 소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며 교회를 지켰다. 그런데 당시의 에베소교회는 외부적인 박해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내부적인 이단들의 도전이 더 큰 문제였다.
넷째, 악한 자들을 용납치 않았다(2). 이것은 교회 안에 들어온 이단자들을 용납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다섯째,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니골라 당과 관련이 있다. 14, 15절을 보면 니골라 당의 교훈이 나온다. 니골라 당은 우상 숭배와 부도덕한 음행의 생활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이단이다.
여섯째, 예수님을 위해서 잘 참고 견뎠다(3).
일곱째, 게으르지 않았다. 에베소교회는 정치적인 박해로 이단에 시달리며 무척 수고하고 피곤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도 좌절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다.

3. 에베소교회가 받은 책망

이렇게 에베소교회는 칭찬받을 만한 장점이 많은 교회였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노라”(4). 문제는 첫사랑을 버린 것이다. 그러면 처음 사랑 즉 첫사랑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죄에 빠져 있던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을 받은 그 감격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에베소교회가 이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는 이단과의 싸움 때문이었다. 그래서 에베소교회는 이단 사상을 물리쳐서 신앙과 신학을 지켰으나 그 과정에서 사랑을 잃어버렸다. 외부적인 박해와 내부적인 이단에 대처하다가 교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사랑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예수님은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은 하나님 사랑이며, 둘째 계명은 이웃 사랑이라고 하셨다(마22:34-40). 신학을 지키고 교리를 지킨다 하더라도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그보다 큰 손실은 없다. 사랑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치명적인 잘못이기 때문이다.
본문은 모든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말씀이다. 무슨 일이든지 처음 할 때는 그 일을 오래 해본 사람보다 잘하지는 못하고 서툴러도 정성을 기울여서 하게 된다. 의사의 예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나도 히포크라테스처럼 되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의학과에 지원하게 된다. 히포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 사람으로 ‘의학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래서 의학생들은 의사가 될 때 히포크라테스선서라는 맹세를 하게 된다. 그 선서는 이렇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며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다.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습니다.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습니다.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습니다.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습니다.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습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습니다.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습니다.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 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합니다.”
그러나 요즘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야단이다. 신음하는 환자들을 외면하고 있다. 한 마디로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하는 파업이다. 맹세를 했지만 다 잊어버리고, 잊지 않았다고 해도 다 팽개치고 만 것이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예수 처음 믿어 구원의 감격에 빠져 있을 때는 찬송가만 불러도 가슴이 감격으로 메어지고, 성경책만 들고 있어도 마음이 든든하고,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길에서 처음 만나도 기쁘고 반가웠었다. 그러나 예수 믿은 연수가 많아지니 부흥사들이 흔히 말하듯이 ‘묻은 닭’처럼 변해 버렸다. 알맹이는 어디에 빼버리고 빈껍데기만 남았다. 알맹이 없는 신자, 집사, 권사, 장로, 전도사, 목사들이 오히려 교회 발전을 막고 있다.

4. 권면과 경고의 말씀(5)

1) 권면
에베소교회는 가장 근본이 되는 처음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이 처음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해야”(5) 하고 그리고 “처음 행위를 가져야”(5) 한다고 하셨다. 이 권면의 말씀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는 생각해야 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게 되면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게 된다.
어느 팔십이 넘으신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이 팔십이 넘으니 자꾸 건망증이 생겨서 자식들 생일도 잊어버리고, 손주들 이름도 잊어버리네. 어떤 땐 내 나이도 까맣게 잊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잊어버리지 않아. 하나님의 은혜로 나같은 죄인이 예수 믿고 구원 받았지.”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우리가 잊을 것이 따로 있다. 남에게 돈 빌려 준 것은 잊어도 좋다. 자기 생일은 잊어도 좋다. 그러나 남에게서 돈 빌려온 것은 잊으면 안된다. 돈 빌려오고 잊어서 못주면 도둑으로 소문난다. 자기 생일은 잊어도 아내나 남편 생일을 잊으면 섭섭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그러나 돈 빌려온 것을 잊고, 배우자 생일은 잊는다 하더라도 한 가지만은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버리신 것은 치매가 걸려도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는 회개해야 한다. 회개는 무엇이 잘못되었나 살펴서 고치는 것이다. 잘못된 그 자리에서 처음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셋째는 처음 행위를 가져야 한다. 이것은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회개의 결말이 무엇인가? 사랑으로 충만케 되는 일이다.
2) 경고(5)
처음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첫째는 주님께서 방문하시겠다고 하셨다. 방문의 목적은 심판이다. 그리고 방문해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고 하셨다. 요한계시록에서 촛대는 교회를 상징한다(1:12,20;2:1). ‘옮기다’라는 말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는 말이 아니고, ‘제거해 버린다’(remove)는 말이다. 에베소교회가 회개하여 처음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교회 자체를 없애버리시겠다는 말씀이다.
왜냐하면 사랑이 식어진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랑이 식어져 냉랭하게 되고, 믿음의 형제자매들에 대한 관심마저 없어지게 되는 교회는 상상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에베소교회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교회였다. 특별히 그 교회는 바른 신앙과 신학으로 무장한 교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랑이 식어진 교회였다. 사랑은 뜨거움이다.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쉽게 아는 방법이 있다. 가슴에 손을 얹어 보아 심장이 뛰면 산 사람이고,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 사람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가슴은 뜨겁다. 그러나 심장이 뛰지 않는 사람, 즉 죽은 사람의 가슴은 차갑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적으로도 살아 있는 사람은 뜨겁다. 반대로 그 심령이 차가우면 죽어 가는 상태이거나 죽은 상태이다.
한 번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보자. 가슴이 뜨거워야 한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이웃을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어 구원의 감격을 체험했을 때의 그 처음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