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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전을 헐라(요2:13∼22) 요한복음강해9
요한복음 2장에는 두개의 큰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가나의
혼인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의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입니다. 이 두 사건은 예수님의 사역 초기에 행해졌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습니다.
가나 혼인집의 기적사건이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에 대한 포괄적 계시였다면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은 성전의 중요성과
주님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가나의 기적 사건이 주님의 사역에 대한 하나의 선포였다면 성전 정화의 사건은 사역의 행동적 출발인
셈입니다.
유월절과 성전 정화
성전 정화의 사건은 유월절 절기가 가까운 때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유월절 절기가 가까움으로 인해 매우 분주했습니다. 유월절 절기는 모든 이스라엘의 남자들이 다 예루살렘으로 와서 절기를 지키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신16:16)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 예루살렘에 약 백 만명 이상이 운집했다고 합니다.
예수님도 유월절
절기를 지키시기 위하여 그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께서 그 절기를 지키시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됩니다.
주님은 친히 그 절기의 주인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절기를 지키는 일에 충실하신 주님의 모습입니다. 친히 주인이셨지만 집에서 그
절기를 맞지 않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족들과 제자들을 데리시고 올라가시는 주님을 보면서 우리들이 생각해야 할 점이 많을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의 절기나 예배, 모임 등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가끔 보면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는데 꼭 교회에 가야
하는가' '성경에 수요일 날, 금요일 날 모이라고 하는 기록이 없더라' '혼자서 성경보고 예배하면 되지 꼭 교회에 가서 목사의 설교를 들을
필요는 없다' 등등의 이상한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친히 유월절의 주인이요 하나님이셨지만 절기를 지키러 예루살렘으로
가족들과 함께 올라가고 계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십시오.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말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 가셨을 때 성전 안에는 장사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비둘기를 팔고, 소와 양을 팔며, 돈을 바꾸는 장사꾼들로 복잡했습니다.
이들은 성전에서 유월절 절기의 특수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성전 안에서 그런 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은 장사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신 예수님은 채찍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돈 바꾸는 자들의 상을 뒤집어 엎었고, 모든 짐승들과 장사꾼들을
내어 쫓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16절입니다.
"이르시되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니"
이 말씀이 마태복음 21:12 이하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
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드는도다"
예수님의 이런 모습이 얼마나 흥분되었고 열정적이었던지 사람들은 주님의 모습을 보면서 시편의 말씀을 떠 올렸습니다.
17절을 보십시오.
"제자들이 성경 말씀에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
한 것을
기억하더라"
이 말씀은 시편 69편의 말씀인데 9절에 보면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이 나를 삼키고' 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시편
69편은 다윗이 환난과 역경가운데 하나님께 드린 기도요 호소입니다. 그는 극심한 환난 중에 처하여 있었습니다. 형제에게는 객이 되고 모친의
자녀에게는 외인이 될 만큼의 절박한 환난 중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환난을 참을 수는 있었지만 그런 환난 중에서도 주의 성전만 생각하면
미친 듯 정신을 잃게 된다는 고백입니다.
지금 예수님이 그런 모습입니다. 아주 열정적으로, 다른 모든 것을 다 잊으신 듯
장사꾼들을 몰아내셨습니다.
주님의 이런 열정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봅니까? 주님은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계시는 것입니까? 교회 내에서의 폭력의 정당성을 가르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주님께서 '나도 한 성질 한다' 라는 것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세지가 무엇입니까?
성전의 귀중성입니다. 성전을 귀중하게 보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역의 시작이 성전 정화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게있게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은 성전 내의
불의와 불경건한 행위들을 묵과하실 수 없었습니다. 주님은 성전을 함부로 다루고 대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는 곳으로 변질시켜 가는 것을 방치하지 않으셨습니다. 개혁의 채찍을 드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공생애 가운데 행하신 많은 사건들 중에
성전 정화의 사건이 가장 정력적인 행동의 모습이며 진노를 드러내신 모습입니다. 성전이 더렵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주님의 의분이었습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집에서 행해지는 불의와 불경건을 싫어하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내 아버지의 집
주님께서 그렇게 성전
정화에 열정을 쏟으실 때, 당시 그 곳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놀라운 한 마디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16절입니다.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니"
"내 아버지의 집"이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가히 충격적인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말씀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첫째는 성전 정화에 대한 예수님의 열심의 이유는 성전이 아버지의 집이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열심과, 의분과, 열정의 이유가 성전이 아버지의 집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집이 더렵혀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것이었기에 열심을 내었던 예수님, 어쩌면 돌에 맞을 수도 있었고, 붙잡혀 갈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집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식힐 수 없었던
주님이셨습니다.
저는 이 설교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부름을 받은 나, 나는
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열심을 내는 아들인가, 주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에 목사로 부름을 받아 세움을 입은 나, 주님께서 이 교회에 속한 수
많은 영혼들을 내게 맡기시면서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도대체 나는 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헌신하며, 아버지의 것에 대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십니까? 죄인이었던 여러분을 불러 천지의 대 주재이신 그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삼아 주셨는데 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열심을 내시며 사십니까?
물론 오늘의 교회가 구약의 성전은 개념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자녀들이 모인다는 의미에서 교회는 분명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버지를 예배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쉽게 성전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성전을
건축 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아버지를 예배하는 집을 짖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것에 우리는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까?
둘째는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공적 증거입니다.
주님은 아들이시기에 성전을 정화하실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아니면 그 일에 나설 수 없습니다. 아들이 아니면서 감히 어떻게 채찍을 들 수가 있겠습니까? 그 일로 주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공적으로 증거하신 것입니다. 애매하게 증거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하게 나타내셨습니다.
이 성전을 헐라
주님의
자기 증거에 유대인들은 순종하지 않습니다. 18절을 보십시오.
"이에 유대인들이 대답하되 예수께 말하기를 네가 이런 일을
행하니
무슨 표적을 우리에게 보이겠느뇨"
유대인들은 분명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하나님의 집인 성전을 더렵혔습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를 쫓아 강도의 굴혈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셔서 바르게 정화를 하시고 계셨습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반응이 무엇이어야 합니까? 자신들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이스라엘의 왕이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라고 고백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들은 양심을 막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대항합니다. 표적을 보이라고 말하면서 양심을
억누르고 있는 유대인들을 보십시오. 심판의 주님 앞에서 썩은 양심을 꺼내 놓지 않는 유대인들을 보십시오. 이것이 이들에게 큰 비극이었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19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이 말씀은 엄청난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의 파괴란 곧 민족의 말살과도
같은 가치였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버림을 의미합니다.
본문에는 성전을 표시하는 두 낱말이 있습니다. <히에론>이란
단어와 <나오스>라는 단어입니다. <히에론>이란 단어는 성전 뜰과 건물 전체를 표시하는 단어이고, <나오스>라는
단어는 비유적으로 사용된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하나님의 거처의 상징으로 상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님께서
허물라고 하신 성전은 <나오스>입니다.
주님은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예루살렘 성전을 헐라고 하신 의미는 아닙니다.
강도의 굴혈을 만들어 버린 유대인들의 마음의 성전을 헐라는 것입니다. 성전을 더럽힌 너희 심령을 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주님이 성전을 허무시는데는 다시 지으실 목적이었습니다. 그가 원하시던 성전을 지으시려는 것입니다. 예수그리스도를
주라고 고백하는 성령공동체를 지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도 새 성전을 건축합시다. 아름답고 건강한 공동체를 세웁시다. 주님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주님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주님의 성전을 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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