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ive to the needy)
유일무목사

1. 설교가 길기로 소문난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너무 설교가 긴 나머지 설교 시간에 성도들이 자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하루는 참다못한 그 교회 집사님 한 분이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교회 목사님은 설교를 단 15분 안에 끝내는 것이었습니다. 설교를 끝내면서 그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제가 일주일 내내 설교를 준비했는데 저희 집 강아지가 아침에 그만 그 설교 원본을 가지고 도망가 버렸지 뭡니까!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배가 끝나자마자 그 집사님이 급히 목사님을 따라가 다급한 목소리로 목사님을 불렀습니다.

"목사님!"

"왜 그러십니까?"

"목사님, 저는 옆 동네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데요. 죄송하지만 한 달만 저희 교회에 그 개를 빌려 주실 순 없나요?"

2. 오늘 읽은 본문은 유대인에게만 전해지던 복음이 유대인이 아닌 이방이인에게 최초로 전하여지게 된 배경이야기를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받고 믿은 최초의 이방인은 고넬료입니다. 그는 당시 가이사랴에 주둔하고 있던 로마군대의 백부장이란 계급을 가진 군인이었습니다. 백부장은 백명의 부하를 거느린 계급의 군인을 말합니다. 고넬료는 로마군인이었지만 유대인들이 섬기는 하나님을 경외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의 관습을 따라 오후3시경에 기도했는데 기도하던 중에 환상을 보고 천사의 지시를 받아서 베드로를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설교를 통하여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는 최초의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됐습니다.

수많은 이방인들 중에서 최초의 그리스도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어떤 사람에게 이런 최초라고 하는 영광스러운 직분을 줄까 둘러보며 찾으셨을 것입니다.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고넬료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고넬료를 특징짓는 매우 중요한 두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와 “구제”입니다. 10장 2절입니다.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사람이 소개되면서 그 사람의 특징을 소개하는 단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단어로 소개되고 있습니까? 고넬료는 “ 많은 구제와 항상 기도” 라는 단어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고넬료는 비록 자신의 나라를 떠나서 팔레스틴에 머무는 로마군인이었지만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팔레스틴에 도움이 필요한 많은 유대인들을 구제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백부장 계급의 로마군이라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넓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찌나 그 관심이 크고 구체적이었는지 하나님께서도 기억하신 바가 됐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행10:4)

저는 오늘 누가가 기록한 고넬료의 사람됨의 특징중 특별히 구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구제는 무엇인가, 구제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또 구제는 어떻게 하면 안 되는 것인가, 그리고 성경은 구제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하시는가....이런 것들을 나누면서 함께 은혜를 받으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을 구제의 원칙들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원칙은 무엇입니까? 원칙은 집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입니다. 기둥이 시원치 않으면 집이 무너지는 것 같이 구제하는 일에도 원칙이 없으면 무너집니다. 원칙이 없으면 반짝 거리기는 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는 원칙이 분명하고 또 그것이 성경의 지지를 받을 때 참된 구제가 되고, 또 그 구제가 오래 갈 줄로 믿습니다.

마침 어제 토요일에도 우리교회 사회봉사부가 마닐라 해안가 낙후된 지역의 마을에 제2차 피딩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사회봉사부가 나눔우리 봉사단 이란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한지 1년 남짓 됩니다. 이러한 봉사활동에 즈음하여 구제에 관해 듣는 것은 시기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3. 구제에 어떤 원칙들이 있습니까? 3가지만 살펴 보겠습니다.

1) 첫째, 구제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것이 아니라 꼭해야 하는 것이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난한 자들에 관한 관심을 끊임없이 불러 일으키셨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영생 얻는 길에 대하여 묻는 부자 청년에게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19:21)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도 값비싼 향유 옥합을 깨서 예수님의 발에 붓는 여자를 보면서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마 26:9) 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발언은 예수님의 평소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컸습니다. 믿는자의 수가 많아졌을 때 예루살렘교회는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구제에 관한 불공평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소개하면서 초대교회가 어떻게 구제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는데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하니” (행6:1) 라고 기록하면서 구제가 매일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9장을 읽어보면 베드로가 죽은 다비다라고 이름하는 여제자를 살렸는데 다비다를 소개하면서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더니”(행9:36)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비다의 시체 곁에 있던 과부들도 베드로에게 다비다가 살았을 때에 구제를 위하여 지었던 속옷과 겉옷들을 보여주면서 당연히 다비다를 살려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것은 초대교회 당시에 교회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기독교에 얼마나 중요한 덕목이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구약성경은 가난한자를 돕는 것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매년 토지 소산물의 십일조를 드리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십일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3년 마다 한번씩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인데 그 십일조를 모아서 가난한자들을 돕는데 사용했습니다. 신명기26: 12입니다.

“12 셋째 해 곧 십일조를 드리는 해에 네 모든 소산의 십일조 내기를 마친 후에 그것을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에게 주어 네 성읍 안에서 먹고 배부르게 하라 ”

이것을 오늘날 구제헌금이라고도 합니다. 3년마다 드리는 것이 쉽지 않기에 우리의 십일조를 드릴 때 소유의 십분의 일을 올려붙여서 좀 더 넘치게 드리면 쉽게 드릴 수 있고 또 교회가 계획을 세워 구제사역에 사용토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로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에 쓰는 것을 봅니다. 옳지 않습니다. 하나니께 십일조를 드리고 구제헌금으로 구제해야합니다.

그 밖에도 구약성경은 율법서 전반적으로 객과 고아와 과부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하여서 돕는 것을 매우 강력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것이요 하나님의 명령인 것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2) 구제는 나팔 불지 말고, 은밀히 해야 합니다.

목사님, 기왕이면 단어 선택에 있어서 “ ‘구제는 드러내지 말고’라고 좀 하시지 ‘구제할 때...나팔 불지 말고’가 뭡니까, 표현이 좀 거시기 하네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 표현이 아니라 예수님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첫 설교인 산상수훈에서 구제에 대하여 매우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6:1-4입니다.

“1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2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하나님께로부터 상 받는 구제가 있고 하나님께로부터 상을 받지 못하는 구제가 있습니다. 기껏 구제해 놓고도 하나님께 상을 받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어떤 구제가 하나님께로부터 상을 받지 못합니까?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구제입니다.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나팔을 부는 구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라고 은밀하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제는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릴 일은 아닙니다. 구제는 신문이나 방송 기자를 불러 기사화하게 해 달라고 할 일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은밀하게 하라고 하십니다.

가끔 공공단체나, 기업에서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전달식”을 합니다. 여러 신문사 기자를 불러 놓고, 또 학생들은 공부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불러서 줄을 세워놓고 한명 한명씩 사진을 찍고 장학금 봉투를 전달하는 광경을 봅니다. 그래서 한창 사람들을 의식하는 시기인 10대 학생들은 “정말 창피해서 안 받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받는다” 고 하는 표정입니다. 은밀히 해야 합니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돈으로 도울 때 은밀히 해야합니다. 돈 전달의 투명성에 관하여 담임목사님을 신뢰할 경우 “목사님, 아무개를 도와주기 위하여 제가 이 봉투를 드릴테니 목사님께서 은밀하게 전달하여 주세요 ” 라고 하는 것을 저는 권장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담임목사는 그 봉투를 수혜자에게 전달하면서 “나는 전달자일 뿐이다. 이것을 누가 주었는지 알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사람의 손길을 통해 너에게 주셨다고 믿으면서 그 분을 위해 기도해라” 라고 일러줄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영수증을 받아서 기증자에게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면 그 일을 인하여 하나님께서만 오직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담임목사를 거치지 않고 일대일로 직접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교회 안에서 수혜자가 그 분을 만날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보게 됩니다.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 아니라 “돈 주신 분”으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돕는 것은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은밀해야 합니다.

3) 구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구제와 봉사활동은 기독교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종교에도, 심지어는 이단과 사이비 종교에도 구제 봉사활동이 있습니다. 꼭 종교기관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친목회나 이런 저런 사회단체에서도 구제및 봉사활동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든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는 구제와 다른 단체가 하는 구제와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또 어떤 차이가 있어야 하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는 구제에는 그 밑바탕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고넬료의 구제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2 그가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고넬료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고 그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구제의 바탕이 됐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구제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 가운데 구제하고 봉사활동하는 것은 내가 행하는 구제와 봉사활동의 근거가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지치지 않습니다. 위로부터 힘을 공급 받습니다. 구제가 동정심을 바탕으로 한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습니다.

구제와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서도 “야, 나 진짜 보람있는 일을 했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다” 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구제와 참된 봉사활동입니다. 참된 구제가 일어날 때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지치지 않습니다. 다만 구제 받는 대상의 얼굴에서 웃음이 번져 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의 기쁨을 발견합니다. 우리 마닐라은혜교회가 이런 구제의 원칙 위에 행하는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기쁨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