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 ▣(눅 19:45-48)
본 문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실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입고 있는 옷을 벗어서 길에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서 흔들며 있는 힘을 다해서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소리는 지축이 뒤흔들릴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즉 그들의 속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유명한 가수가 콘서트를 가질 때, 청소년 팬들이 열광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손을 들어서 답례하신 것이 아니라 큰 소리로 통곡하셨습니다. 그들의 실상과 장차 당하게 될 상황을 생각하니 눈물이 걷잡을 수 없었고, 격한 감정을 주체하실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신 예수님께서 행하신 행동을 45절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성전에 들어가사 장사하는 자들을 내어쫓으시며
성전에 들어가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장사하는 사람들을 내어쫓는 일이었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를 마태복음 21:12절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환전상과 여러 짐승을 파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 민족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통해서 십계명을 비롯한 여러 계명을 주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읽기를 싫어하거나 모르기로 결심하고 읽는 부분입니다. 그 중에서 출애굽기 30:11-16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표준새번역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스라엘 자손의 수를 세어 인구를 조사할 때에, 그들은 각자 자기 목숨 값으로 속전을 주께 바쳐야 한다. 그래야만 인구를 조사할 때에, 그들에게 재앙이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인구 조사를 받는 사람은, 누구나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내야 한다. 한 세겔은 이십 게라이다. 이 반 세겔은 주께 올리는 예물이다. 스무 살이 넘은 남자, 곧 인구 조사를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주께 이 예물을 바쳐야 한다. 너희가 목숨 값으로 속전을 주께 올리는 예물은 반 세겔이다. 부자라고 해서 이보다 더 많이 내거나,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이보다 덜 내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속전을 받아 회막 비용으로 쓸 수 있게 내주어라. 나 주는 이것을 너희 목숨 값의 속전으로 여기고, 너희 이스라엘 자손을 기억하여서 지켜 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회막을 유지하는 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남자 중에서 20세 이상은 반 세겔을 생명의 속전ransom으로 내도록 했습니다. 1세겔은 11.42g입니다. 그런데 성전에서 쓰는 세겔은 일반 세겔의 2배인 22.84g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생명의 속전’으로 내는 반세겔은 11.42g입니다. 이 생명의 속전은 빈부귀천 가릴 것 없이 20세 이상의 남자면 모두 동일한 액수를 내었습니다. 이유는 사람들의 생명의 무게, 생명의 가치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몸무게가 100kg이 넘게 나가는 거구든지, 50kg도 안되어 왜소하든지 간에 생명의 무게는 동일합니다. 지난 주에 갔었던 제네바 종교개혁 박물관에 한쪽에는 물건을 올리고 다른 쪽에는 추를 올리는 천칭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물관에 있는 천칭에는 한쪽에는 성경이 있고, 다른 쪽에는 여러 책들과 성직자들 올라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천칭은 성경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몸무게가 몇 kg이든지 그 천칭에 올라가고 반대편에 11.42g짜리 생명의 속전을 올리면 천칭은 평행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환전상들은 많은 수수료를 받고 일반 세겔을 성전 세겔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들의 상을 뒤집어엎으셨습니다.
또한 성전 안에는 짐승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짐승을 가지고 오면 검사료를 내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검사관들이 온갖 구실을 대어서 결함을 찾아내고는 성전 제사용으로는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려서 되돌려 보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전 안에서 파는 짐승을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신약학자인 윌리엄 바클레이William BARCLAY에 의하면 성전 밖의 짐승 가격과 안의 짐승의 가격이 무려 20배가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성전 밖에서 200프랑 짜리 양 한 마리가 성전 안에서는 무려 4,000프랑 짜리로 둔갑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비둘기 장사를 하는 사람의 상을 뒤집어 엎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양을 제물로 바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비둘기로 대신 바치게 했습니다. 그런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상인들을 보실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착취하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단어가 46절에 있는 ‘강도의 굴혈(소굴)’입니다. 물건값이 터무니없이 비쌀 때-예를 들어서 영화관이나 놀이장 내에서는 같은 물건이라고 할지라도 밖에서 보다 몇 배로 비쌉니다-그럴 때 ‘칼만 안들었지 강도와 같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성전 안의 매점은 ‘안나스의 상점’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즉 대제사장이었던 안나스의 개인 사업이었던 것입니다. 환전과 짐승 판매는 성전의 수입과 대제사장의 치부와 직결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합법적으로(?) 그런 일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불법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의 성전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첫 번째 마당이 ‘이방인의 뜰’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이방인 가운데서 개종한 사람은 물론,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기도하러 가다가 ‘미문Beautiful Gate’ 앞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 장애인을 고쳐주었습니다. 그 미문을 통과하면 안쪽이 ‘여인의 뜰’입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여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방인의 뜰과 여인의 뜰 사이에 높이가 3규빗-약 1.5m- 가량의 돌로 쌓은 벽이 있었는데 그 벽에는 히브리어와 헬라어, 라틴어로 곳곳에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이 벽을 넘는 자는 죽임을 당하리라”
여인의 뜰에서 청동으로 된 니가노르Nicanor 문을 지나면 ‘이스라엘의 뜰’입니다. 거기에는 이스라엘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마당이 ‘제사장의 뜰’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제사장들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제사를 드리는 데 필요한 번제단과 놋대야 등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환전상들과 짐승을 파는 상인들은 이방인의 뜰에서 장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의 뜰은 이방인들의 예배처소와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기보다 오히려 잡상인들이 소리치며 물건을 파는 시장통 같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쫓아내었던 것은 단지 폭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먼 이방에서 달려온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전의 이익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를 나누어야 하는 예배를 방해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어린 시절에 제사장 엘리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그에게도 장성한 두 아들-홉니와 비느하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해서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자라 여호와를 알지 아니하더라 (삼상 2:12)
그들은 아버지가 제사장이었고, 자신들도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이었습니다. 그들의 실상은 ‘불량자-단지 행실이 바르지 못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마귀의 자식이라는 뜻입니다-’였고, 하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매일 성전에서 백성들을 대신해서 제사를 드렸을지라도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당시 하나님께 드렸던 제물 중에 제사장의 몫은 화목제물 중에 ‘뒷다리’와 ‘가슴’ 부위의 고기였습니다. 그러나 홉니와 비느하는 갈고리에 찍히는 것이 자기 것이라고 했습니다. 때로는 육회(肉膾)가 맛있다고 제사를 드리기 전에 제물을 강제로 빼앗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죄가 크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욕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영적인 삶마저 방해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생명을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가져가셨습니다.
홉니와 비느하스의 행동과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과 그 배후에 있는 제사장들의 행동이 거의 흡사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만히 계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신 후에, 성전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46절에서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저희에게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도다 하시니라
이 구절은 긴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다윗은 온갖 어려움을 겪고 30세에 헤브론에서 유다 지파의 왕이 되었습니다. 7년 6개월이 지난 후에 명실상부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가 통치하면서부터 이스라엘의 국력이 점점 강해져갔습니다. 두로왕 히람은 백향목과 기술자들을 보내어서 다윗이 살 왕궁을 지어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가고 있을 때에 다윗은 불현듯 불편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자신은 이렇게 편안한 곳에 있지만 하나님의 언약궤는 휘장(장막) 속에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나단 선지자에게 말했더니 나단 선지자는 ‘마음에 있는 계획대로 하라’며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에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무엘하 7:4-7절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가서 내 종 다윗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나를 위하여 나의 거할 집을 건축하겠느냐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부터 오늘날까지 집에 거하지 아니하고 장막과 회막에 거하며 행하였나니 무릇 이르라엘 자손으로 더불어 행하는 곳에서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먹이라고 명한 이스라엘 어느 지파에게 내가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나를 위하어 백향목 집을 건축하지 아니하였느냐고 말하였느냐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계획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부터 지금까지 ‘집’에 거하지 않으시고 ‘장막과 회막에 거하시며 행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은 붙박이 건물’을 의미하고, ’회막과 장막‘은 ’이동처소‘를 말합니다. 즉 하나님은 어느 특정한 지역에 매이지 않고 공간을 초월해서 역사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신관은 한 신은 특정한 지역만 다스린다는 ’지역신‘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네바를 다스리는 신과 로잔을 다스리는 신이 다르기 때문에 제네바에서 로잔으로 이사를 가면 그 쪽의 신을 섬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특정한 지역에 매이는 분이 아니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윗이 성전을 짓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으셨지만 그 마음을 받으셔서,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윗의 집을 세워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구역성경공부에서 상세히 살폈습니다. 그래서 성전을 짓는 일은 그 아들 솔로몬의 몫이 되었습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짓는 장면은 열왕기상 6장에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성전의 규모는 길이가 60규빗(약 27m), 넓이가 20규빗(약 9m), 높이가 30규빗(약 13,5m)이었는데, 성전을 짓는데 투입된 인원은 3만 명이었습니다. 그들을 3개조로 나누어서 각 조의 1만 명이 한 달씩 번갈아 일하며 지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산에서 돌을 뜨는 사람이 8만 명이었고, 그것을 나르는 사람이 7만 명이었으며, 그들을 관리하는 감독이 3천 300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성전을 짓는데 동원된 사람은 모두 18만 3300명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인원이 7년동안 공사를 했습니다. 그러니 성전을 짓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전이 완성되고 난 후에 솔로몬은 하나님께 성전을 봉헌하면서 이런 내용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열왕기상 8:27-30절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이까 그러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종의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종이 오늘날 주의 앞에서 부르짖음과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이 거기 있으리라 하신 곳 이 전을 향하여 주의 눈이 주야로 보옵시며 종이 이곳을 향하여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향하여 기도할 때에 주는 그 간구함을 들으시되 주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들으시사 사하여 주옵소서
솔로몬은 하나님은 이 성전보다 훨씬 큰 분인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단지 성전 정도가 아니라 온 하늘보다도 더 큰 분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성전을 지은 것은 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범죄하고 여기에 와서 기도하면 사죄를 받아서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제대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주는 영적인 목욕탕으로 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로부터 370여 년이 지났을 때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예루살렘 성전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레미야 7:4-11절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너희는 이것이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 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공의를 행하며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말며 무죄한 자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아니하며 다른 신들을 좇아 스스로 해하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거하게 하리니 곧 너희 조상에게 영원 무궁히 준 이 땅에니라 너희가 무익한 거짓말을 의뢰하는도다 너희가 도적질하며 살인하며 간음하며 거짓 맹세하며 바알에게 분향하며 너희의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좇으면서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에 들어와서 내 앞에 서서 말하기를 우리가 구원을 얻었나이다 하느냐 이는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려 함이로다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이 너희 눈에는 도적의 굴혈로 보이느냐 보라 나 곧 내가 그것을 보았노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예수님께서 오늘 본문에 인용하신 말씀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모두 솔로몬이 지은 성전이 하나님의 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하셨습니다. 솔로몬이 기도했던 것처럼 하나님은 성전 안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심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하나님은 성전 안에만 계시는 분으로 생각하고 밖에서는 형편 없는 삶-도둑질하고, 살인하고, 음행하고, 우상숭배를 하면서도 성전에 들어오기만 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신 하나님께서 그들이 그토록 성전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성전을 향해서 ‘도둑놈 소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역하실 때에 예루살렘 성전인 헤롯 성전이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당시까지 무려 46년 동안이나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부활을 말씀하시면서 그 성전을 헐면 3일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성전은 그 후로도 30여년 동안 더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성전이 완공된지 부로가 7년 만에 로마의 티투스TITUS 장군에 의해서 완전히 허물어지고 말았습니다. 성전의 본질인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리심의 사역이 바르게 선포되지 않는다면, 성령님의 역사하심과 위로하심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거기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웅장한 건물이라 할지라도,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가진 건물이라 할지라도 거기는 더 이상 성전이 아닙니다.
고린도전서 3:16-17절에서 지금의 성전에 대해서 이렇게 증거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어떤 건물이든지 그 속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건물이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 속에 반드시 의사와 간호사가 존재해야 합니다. 좋은 병원은 건물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고 좋은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됩니다. 어떤 건물이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반드시 학생과 교사가 있어야 합니다. 좋은 학교는 운동장의 크기나 교사(校舍)가 얼마나 최근에 지어졌는지로 결정되지 않고 거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가르치는 교사들의 질로 평가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 각자가 성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속에 성령님께서 거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룩’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거룩해질 수 있습니까? 어떻게 우리의 인생을 아름다운 성전으로 가꾸어갈 수 있습니까?
오늘 본문 46절을 다시 봉독하겠습니다.
저희에게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도다 하시니라
하나님의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강도의 굴혈(소굴)’로 만들었습니다. 강도는 자기를 믿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주먹이든, 자신이 들고 있는 흉기든지 간에 그것을 믿고, 인생의 터를 자기 위에 세웁니다. 그래서 돈이나 권력, 학문, 명예 등에 집착합니다. 그것만이 자신을 세워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인생의 근거를 자기 위에 세운다면 결국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모두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기도한다’는 것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내 인생의 터를 나로 삼지 않고 하나님으로 삼는다는 결단’입니다. 우리의 인생을 위해서나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내 인생을 나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책임질 수 없다는 의미이고,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내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한다고 할지라도 나의 능력으로 자녀를 온전하게 세울 없다는 고백입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가진 것은 모두 내 실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이라 고백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철봉 삼아서 오래 매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눈물 많이 흘리기 대회도 아니고, 하나님의 손에 든 것을 얻어내는 비법을 알아내는 작전도 아닙니다. 인생의 중심을 나에게서 하나님께로 옮겨 놓는 훈련입니다.
1995년 11월에 제가 섬기던 주님의교회가 지원하는 농어촌 교회를 탐방한 적이 있었습니다. 교역자들이 전국에 산재한 지원하는 교회를 나누어서 3박 4일동안 탐방했습니다. 탐방 후에는 보고서를 썼는데 그 내용은 교회가 언제 세워졌고 지금 사역하고 있는 분은 얼마동안이나 섬겼는지, 현재의 교세는 어떤지, 한 달에 헌금은 얼마나 되는지, 교역자의 가족은 어떠한지, 지금 어느 정도의 사례비를 받고 있는지, 현재 그 교회가 있는 마을의 인구는 얼마나 되며, 마을과 교회의 상황은 어떠한지 등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를 계속 지원해야 할지 중단해야 할 지에 대한 탐방자의 의견을 썼습니다.
저는 전라남도 섬 지방에 있는 교회와 지리산 자락에 있는 교회들 중에 7곳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탐방을 마치고 교회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썼습니다. 보고서 끝에 빈 공간이 남아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오랜만에 내 조국의 산천을 내 발로 딛어보고, 내 동포를 만나는 일은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덜 개발되었다고 하는 남도지방과 복음화의 비율이 가장 낮은 지리산 지방을 돌아보는 일은 참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서울 그것도 강남의 중심부에 있는 교회를 섬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분들을 평가하는 자격이 되는 것인지 또한 이분들의 영성이나, 주님에 대한 헌신도나,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나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데 오히려 내가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주님께서 내 삶을 평가하신다면 나는 과연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 부끄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서울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내게 있는 능력은 1달란트밖에 되지 않지만 그것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여 반 달란트라도 남겨 주님께 드려야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중에 제게 얼마나 큰 교회를 섬겼는지를 묻지 않으실 것입니다. 얼마나 제 잔꾀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목회했는지, 제 인생을 얼마나 성전으로 가꾸어갔는지를 물으실 것입니다. 만약 제가 목회의 일을 보면서도 하나님을 신뢰하지 하지 않고 제 자신을 신뢰했다면 하나님께서는 제게 “네 인생이 꼭 강도 소굴같구나”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성도님들도 만찬가지입니다.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모았는지를 묻지 않으실 것입니다. 또 얼마나 좋은 교회를 다녔는지, 얼마나 훌륭한 설교를 많이 들었는지도 묻지 않으실 것입니다. 얼마나 하나님을 신뢰하고 살았는지, 얼마나 인생을 성전으로 가꾸었는지를 물으실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온전히 의탁하지 아니하고, 우리들의 머리로만 이끌어가려고 한다면, 우리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집, 기도하는 집이 되지 아니하고, 사람들의 소굴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올라오실 때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예수님은 목놓아 통곡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전으로 들어오셔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시고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에 들려주시는 주님의 이 선언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자신의 인생을 성전으로 가꾸어 가는 사람, 자신의 인생의 근거를 자기에게 두지 않고 하나님께 두는 사람들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인생을 기도하는 집으로 가꾸었던 무식한 갈릴리의 어부들을 통해서도 역사하셨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성전으로 가꾸었던 바울이 된 사울과 같이 자기 야망에 가득찬 사람을 통해서도 역사하셨습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인생을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서 간구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결코 허물어지지 않는 성전, 세월이 지나도 쇠락하지 않는 성전, 영원히 보석같은 성전으로 만들어 주시기 위해서 오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 주님의 손을 잡지 않으시겠습니까? 기도드리시겠습니다.
기 도
하나님 아버지!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인 것을 되새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타락하였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바로 성전된 나 자신이 바르게 살고 있지 않는 것임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인생의 터를 나의 능력 위에 세우면 나의 인생은 나의 제국이 되고, 강도의 소굴이 됨을 잊지 않게 하시고, 나의 인생을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어감으로 우리의 인생이 온전한 성전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목전의 이익을 최고의 목적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세속적 가치관의 좌판을 우리의 삶에서 쫓아내게 하여 주옵소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속삭이는 세상의 말들, 마귀의 어록을 전부 태워버리게 하여 주옵소서. 오직 나의 인생의 근거를 하나님께만 두며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것이 언제나 최고의 것이요, 그것 만이 나를 영원히 바르게 세우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성전된 나를 통해서 내 인생이 거룩하게 되게 하시고, 우리의 가정이 거듭나게 하시고, 우리의 일터가 새로워지게 하여 주시고, 우리 교회가 진정한 ‘기도하는 집’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그런 우리들을 통해서 이 스위스가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은총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충만하게 하여 주옵소서. 오늘이 바로 그 분기점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