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이신 하나님

마 28:18-20

  최근에 한 유튜브 영상을 보았습니다. 인체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는 영상입니다. 제가 몰랐던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각 사람의 입안에는 전 세계의 인구보다 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많은 박테리아가 우리 입안에 살고 있는데도 우리는 아무런 탈이 없을 수 있을까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우리 심장은 대략 하루에 10만 번 가까이 뛴다고 합니다. 그리고 혈액은 하루에 무려 19,312Km를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심장은 쉬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많이 뛰는데도 지치지 않는 것일까요? 혈액은 또 어떻게 그렇게 먼 거리를 끊임없이 이동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우리 인체만 들여다봐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온통 신비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보다 넓게 자연을 보고, 저 하늘 넘어 우주를 살펴보면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비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도 신비로 가득 차 있는데,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나님은 어떨까요? 사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실 때 계시해 주신 부분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시해 주신 것도 다 이해하기가 힘이 듭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시지 않은 것은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하나님에 관한 것들은 신비 그 자체일 뿐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서 우리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 가운데 하나가 ‘삼위일체’입니다.

   성경을 보면 여러 곳에서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 6:4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시니” 그리고 고전 8:4를 보면 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

   그래서 우리 기독교는 이런 말씀에 기초해서 유일신 신앙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또 여러 곳에서 여호와가 하나님이실 뿐 아니라, 예수도 하나님이시고, 또 성령도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세 분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롬 9:5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그들에게서 나셨으니 그는 만물 위에 계셔서 세세에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이시니라.”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욥 33:4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나를 지으셨고, 전능자의 기운이 나를 살리시느니라.” 성령께서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더 결정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들, 그리고 성령 이 세 분이 같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을 보면 어느 곳에서는 하나님은 한 분이라고 말씀하고 있고, 다른 곳에서는 하나님은 세 분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에 대해 말씀하고 있는 것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초대교회 시절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럴 듯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해결책이라는 것들이 일리는 있어 보이지만, 결국은 성경말씀과 다른 내용으로 교회에 큰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이단으로 규정되어 교회에서 퇴출되고 말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양태론’(modelism)이란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신데 세 가지 양태로 나타나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창조 때에는 성부 하나님으로 나타나시고, 구원의 길을 여실 때는 성자 하나님으로 나타나시고, 그리고 구원사역을 이루어 가실 때에는 성령 하나님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입니다. 마치 물이 어떤 때는 얼음이라는 고체로, 어떤 때는 물이라는 액체로, 또 어떤 때는 수증기라는 기체로 존재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주장은 하나님은 세 분이 아니라 한 분이라는 것을 고수하기 위한 그럴듯한 설명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께 기도하셨고, 성부 하나님과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셨다고 말씀하신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결국 이런 양태론은 이단으로 규정되었습니다.

   또 하나 ‘삼신론’(Tritheism)이란 것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세분이라는 주장입니다. 각각 다른 신성과 인격을 가지신 서로 다른 하나님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치 촛불 세 개가 함께 불을 켜서 어둠을 밝히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하나님은 세분으로서 서로 다른 주체가 각자의 사역을 행하신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는 말씀, 그리고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이 하나라는 말씀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결국 이런 삼신론도 당연히 이단으로 규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물론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논의와 연구 끝에 이 문제에 대한 정통교리를 수립해서 믿고 가르쳐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삼위일체론’(theory of trinity)입니다.

    그러면 삼위일체론은 무엇입니까? 간단히 요약해 보면 하나님은 근원적인 실체가 되는 ‘위격’(Hypostasis)은 셋인데, 그 ‘본질’(essentia)은 하나라는 것입니다. 더 줄여보면 ‘하나님은 삼위가 계시는데, 본질은 하나’라는 것입니다.

   풀어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위격이 셋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이라는 서로 구별되는 위격으로 존재하신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 세 위격의 하나님이 본질상 하나를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의 하나님이 동일한 신성의 본질을 공유하시고, 같은 뜻으로 사역하시며 하나를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부, 성자, 성령은 세 분의 하나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를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은 한 본질 안에 세 위격으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셋이 하나를 이루신 것이란 말입니다.(Tree in One)

삼위일체의 신비

   이런 삼위일체론은 우리의 머리로 쉽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1+1+1=3’이어야 하는데, ‘1+1+1=1’이라는 말씀이니까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의 핵심입니다.

   초대교회 시절 이 문제에 대한 기나긴 논쟁을 마감하고, 삼위일체론의 기초를 닦은 분이 교부 어거스틴(Augustine)입니다. 교회사에 이 분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전해옵니다.

  한 번은 어거스틴이 삼위일체 문제 대해 깊은 사색을 하며 해변을 걷고 있었습니다. 한 소년이 작은 조개껍질로 바닷물을 열심히 퍼서는 모래로 만들어 놓은 구덩이에 붓고 있는 것입니다. 어거스틴이 그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뭘 하는 거니?”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바닷물을 이 구덩이에 옮겨 놓으려고 퍼 담고 있습니다.”

  그 순간 어거스틴은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 소년이 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모래 구덩이처럼 작은 머리로 바다보다도 더 넓은 하나님의 신비를 다 이해하려 했다는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우리는 삼위일체론을 이해하려 하기 전에 이 교리가 신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겸손하게 신비를 깨달으려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신비를 깨닫게 해 달라고 성령의 도우심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삼위의 하나님은 어떻게 하나를 이루고 계실까요? 삼위의 하나님은 어떻게 세분의 하나님이 아니고, 하나의 하나님을 이루고 계실까요?

   이 신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열쇠가 있습니다. 신학적인 개념인데, 이것을 알아야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페리코레시스’(Perichoresis)입니다.

   이 말은 ‘상호내주’(相互內住)라는 뜻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성부 하나님 안에 성자 예수님과 성령 하나님께서 인격체로서 내주해 계신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성자 하나님과 성령 하나님 안에도 상호내주하신다는 말입니다.

   요 14:10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이 말씀대로 성부 안에 성자와 성령이 함께 계시고, 또 성자 안에 성부와 성령이 함께 계시고, 그리고 성령 안에 성부와 성자가 함께 계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삼위로 계시는 하나님께서는 페리코레시스를 통해서 하나를 이루고 계십니다. 서로 상호내주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선 서로 분리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상호내주하고 계시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독자적인 영역에서 일을 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를 보면 신들이 서로 각자 자기의 생각대로 자기의 일을 합니다. 때로는 서로 다툽니다. 그러나 삼위의 하나님께서는 결코 이럴 수가 없습니다. 페리코레시스를 통해서 일체를 이루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페리코레시스라는 말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어의 원래의 뜻은 ‘윤무’(a circle dance)라는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윤무는 무대에서 세 명의 무용수들이 손을 맞잡고 원형으로 둥그렇게 서서 빙빙 돌며 춤을 추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우리 전통무용 ‘강강술래’에서 무용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빙빙 돌며 함께 춤을 추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 때 무용수들은 각자 완전한 객체로서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춤과 하나의 표상을 만들어 냅니다. 만일 어느 누군가 손을 놓고 혼자 춤을 춘다면, 그 윤무는 거기서 끝나 버리게 됩니다. 혼자 아무리 춤을 잘 추어도 페리코레시스가 될 수 없습니다.

   바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의 하나님께서 하시는 사역이 이와 같습니다. 마치 세 무용수가 손을 마주잡고 춤을 추듯이 모든 사역을 함께 이루어 가신다는 것입니다.

   창 1:26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하나님께서 창조사역을 하실 때 삼위의 하나님께서 페리코레시스로 함께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오늘 본문을 보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실 때도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하나님께서 페리코레시스로 함께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페리코레시스를 통해 삼위가 하나를 이루십니다. 이 페리코레시스는 우리 머리로 다 이해할 수 없는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의 감동으로 믿을 수 있고 완전치는 않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삼위일체의 교훈

   그러면 이 하나님의 삼위일체의 신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올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섬기자

   예를 들어 기도의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올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고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먼저 기도는 성부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성자 하나님이나 성령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를 위해 성부 하나님께 중보기도하시고 계십니다. 이런 말씀들을 따라서 우리는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은 성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성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교회학교 어린이들은 아직 삼위일체의 신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예수님!”하고 부르며 예수님께 기도하기도 합니다. 또 그렇게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공부하고 신학을 배운 사람들은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간혹 예수님께 기도하고 성령님께 기도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이나 성령님과 영적인 대화를 나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성부 하나님께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기도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성부 하나님께는 오직 성자 예수님을 통해서만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는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기도할 때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기도할 마음을 주시고, 기도할 것을 생각나게 하시고, 기도 응답을 깨닫게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를 이방인들의 기도와 다른 참된 기도가 되게 해주십니다.

둘째, 삼위일체의 하나님을 본받자

   우리는 삼위의 하나님께서 하나를 이루신 것을 본 받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더불어 살라고 붙여주신 사람들과 하나를 이루어 가야 하겠습니다.

   마 19:5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가정에서 부부가 하나를 이루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1+1=2’가 아니라 ‘1+1=1’을 이루라는 말씀입니다.

   이 명령의 모델은 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 ‘1+1+1=1’입니다. 그래서 가정이 하나되기 위해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를 배우고 따라야 하겠습니다.

   요 17:22를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께 기도하신 말씀입니다. 삼위의 하나님이 일체를 이루신 것처럼 믿음의 공동체 내의 성도들이 하나를 이루게 해 달라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이 주님의 기도제목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소원, 주님의 바람이 바로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시고 바라시는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해서 우리가 하나를 이루어가야 하겠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삼위의 하나님께서 일체를 이루신 것처럼 우리가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늘 삼위일체를 이루신 하나님을 묵상하며 그 본을 따라 하나를 이루기 위해 힘써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믿고 섬기는 하나님은 삼위일체의 하나님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하나님께서 페리코레시스의 신비를 통해 하나를 이루시고 또 하나로 일하십니다.

   우선 우리가 이 신비를 잘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올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섬겨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삼위로 일체를 이루신 것을 본받아 우리도 하나를 이루어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