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 데오(삼상12:1~5)

오래 전 저의 청년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하루는 목사님 댁을 방문하게 됐는데 사모님이 도화지 한 장을 내밀면서 뭔지 알아맞혀 보라는 겁니다. 보니까 흰 도화지에 동그라미가 잔뜩 그려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뭐지?” 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니까 웃으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거요, 우리 딸아이 그림인데 ‘하나님의 눈’을 그린 거래요.” 아마 유치부에서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보고 계시는 분이라는 말씀을 듣고 그렇게 그렸나 봅니다. 같이 웃었지만 그 때 제 마음속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맞아, 하나님은 무소부재(無所不在, omnipresence) 혹은 편재(遍在)하시는 분이니까! 정말 기발하게 표현했군!” 지금도 성경을 읽다가 연관된 구절이 나오면 항상 그때 일이 생각이 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우주만물과 인간들을 두루 살피고 계심을 증거하는 구절들이 나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대하16:9입니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감찰하사 ... ” 여기서 ‘눈’은 비유적인 표현이죠. 하나님은 육체가 없는 영이신데 어떻게 눈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의인법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런 표현법을 신학용어로 신인동형동성론(神人同形同性論, anthropomorphism)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속성을 인간에 비유해서 쉽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한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전지전능하신데다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그분이 우리 아버지라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아담 이후 인간이 범죄하고 타락한 후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감히 가까이 갈 수도 없고 하나님을 바라볼 수도 없게 됐습니다. 창세기 3장을 보면 아담이 범죄한 후 하나님을 피하는 모습(창3:8)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심으로 대속해 주셨습니다. 이 사실을 믿기만 하면 죄 사함의 은혜를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언제 어디서든지 가까이 대할 수 있습니다. 갈4:6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이 신앙이 좋은 걸까요?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며 그 눈으로 우리를 살펴주신다는 사실을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사는 모습을 가리켜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앞에서! 성경에 자주 나오는 표현인데 라틴어 성경에서는 ‘Coram Deo’(코람 데오)라고 번역합니다. 영어성경에서는 ‘in the presence of God’(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in the sight of God’(하나님이 보시는 앞에서), ‘before God’(하나님 앞에서)등으로 번역합니다. 이 말을 한자어로 표현하면 ‘신전의식’(神前意識)입니다.

이 말과 반대되는 말은 ‘coram hominibus’(코람 호미니부스)인데 ‘인간 앞에서’(before a human being)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고 인간 세상만 의식하며 사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코람 데오’는 신앙적인 삶, 반면에 ‘코람 호미니부스’는 불신앙적이고 세속적인 삶을 가리킵니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당연히 ‘코람 데오’의 삶을 살아갑니다. 모범적인 성경 인물들은 예외 없이 ‘코람 데오’의 삶을 살았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고 신앙이 성숙해지면서 그런 삶을 살게 됩니다.

본문에 보니까 그런 인물이 등장합니다. 누굽니까? 네, 사무엘입니다. 성경에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정말 고상하고 품위 있게 살았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사무엘입니다. 그는 경건한 여인 한나에게서 태어나서부터 천국 가는 그날까지 평생토록 신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역사적 배경은 사사시대(士師時代)입니다. 사사시대는 여호수아의 죽음(B.C. 1390) 이후

사울 왕의 등극(B.C. 1050) 직전까지입니다. 그 때는 왕이 없었고 하나님이 사사(士師, Judge)를 통해 직접 통치하는 신정정치의 시대였습니다. 사무엘은 마지막 사사로 B.C. 11세기 사람입니다. 그는 사사(Judge)일 뿐만 아니라, 선지자(Prophet)와 제사장(Priest)으로 3중직을 수행한 사람입니다. 사사시대는 신정정치 시대였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를 하고 범죄함으로 아주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흔히 ‘영적인 암흑시대’라고 부릅니다.

사무엘이 이렇게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도 신실한 삶을 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본문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본문은 사무엘의 퇴임 장면입니다. 사울이 왕으로 등극하면서 그는 사사 직에서 퇴임합니다. 그 때 이렇게 고별사를 시작합니다. 삼상12:3(상)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in the presence of the LORD-NIV)과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 ” ‘여호와 앞에서’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 순간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말은 그가 평생 지켜온 인생의 원칙이요 신앙의 모토였습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도 오늘 말씀을 통해 ‘코람 데오’의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사무엘처럼 신실한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복된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사무엘이 하나님 앞에서 살았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세 가지로 말씀드립니다.

[1] 사랑의 하나님 앞에서 : 행복한 삶

첫째, 사무엘은 사랑의 하나님 앞에서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 사랑의 시선은 그를 행복한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사무엘은 젖을 떼자마자 부모에게서 떨어졌습니다. 한나가 자식이 없을 때 아들을 주시면 하나님의 종으로 바치겠다고 서원했는데 그것을 실행한 것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초조기 유학을 보낸 셈입니다. 그는 엘리 제사장에게 보내졌는데 거기서 제사장 수업을 받으며 잘 성장합니다. 그 때의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삼상2:21 “ ... 아이 사무엘은 여호와 앞에서 자라니라” 여기서 ‘여호와 앞에서’라는 말은 하나님에게서 사랑의 시선을 받으며 자랐다는 뜻입니다. 삼상2:26 보면, 그 의미를 잘 설명해 줍니다. “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 어린 사무엘은 비록 부모를 멀리 떠나 있었지만 하나님과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잘 성장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살았기에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를 향해 사랑의 시선을 놓지 않으십니다. 시34:15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 하나님이 매 순간마다 나를 지켜보시니까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멀리 떠난 사람들은 불안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시선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시야에 있으면 잘 놉니다. 그런데 엄마가 시야에서 벗어난 것 같으면 금세 불안해하고 급기야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은 영적 존재로서 하나님의 사랑의 시선을 받아야 합니다. 그럴 때 평안하고 행복한 인생으로 변화됩니다.

미식축구 선수 마이클 오어(Michael Oher, 1986~ )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에 상영되었던 영화「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의 실제 주인공입니다. 그는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친부는 수감되었고 친모는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여서 양육권이 박탈됐습니다. 졸지에 버려진 아이가 됩니다. 얼이 빠져 거리에 있는 그를 본 독실한 크리스천 부부(션 & 리 앤 투호이)가 그를 집으로 데려다가 먹이고 입히며 보호합니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결국 입양합니다. 그리고 크리스천 스쿨에 입학시킵니다. 양부모는 친 자식 이상으로 그에게 사랑을 베풉니다. 학습지진아였던 그에게 가정교사를 붙여주고 미식축구선수로 키웁니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할 줄 몰랐지만 양부모의 격려 끝에 후일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고 체육특기장학생으로 미시시피대학에 입학합니다. 마침내 그는 스타 선수가 되었고 많은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게 됩니다. 지금은 은퇴 후 자선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스토리를 보면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습니다. 자칫 폐인이 될 뻔했던 아이였지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크리스천 양부모를 만났고 그들을 통해 받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생이 완전히 변화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시선은 사람을 평안하게 해 주고 인생에 새 힘을 줌으로써 승리하게 만듭니다. 가장 강렬한 사랑은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사무엘은 그 사랑의 시선 앞에서 늘 평안한 모습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세상을 이스라엘을 새롭게 변화시켰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사랑의 시선을 느끼며 바라보며 살아가십시오. 그리고 그 사랑을 자녀들에게, 가족들에게, 그리고 이웃들에게 반사하십시오. 그래서 부디 사랑의 하나님 앞에서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며 행복을 전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2]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 정직하고 성결한 삶

둘째, 사무엘은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성결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했기에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찰하십니다. 시11:4 “ ... 그의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의 안목이 그들을 감찰하시도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는 사람은 남이보든 안 보든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당연히 정직하고 성결하게 살게 됩니다. 사무엘은 일평생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는 사사, 선지자, 그리고 제사장으로 절대 권력을 쥐고 있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왜 그렇게 될까요? 눈에 뵈는 게 없어서 그럽니다. 사람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행동합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했기에 정직하고 깨끗한 삶을 살았습니다. 삼상12:3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과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내게 대하여 증언하라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았느냐 누구의 나귀를 빼앗았느냐 누구를 속였느냐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내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누구의 손에서 받았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그것을 너희에게 갚으리라 하니”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다그칩니다. 자기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대 보라고. 그러자 백성들이 뭐라고 반응합니까? 삼상12:4 “그들이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속이지 아니하였고 압제하지 아니하였고 누구의 손에서든지 아무것도 빼앗은 것이 없나이다 하니라” 백성들이 이구동성으로 그의 정직성을 증거합니다.

성경 인물 중 특별히 요셉은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성결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는 보디발의 집에서 종살이를 했지만 워낙 착실한지라 주인에게 인정받고 가정 총무가 됩니다. 그런데 주인의 아내가 요셉에게 추파를 던집니다. 계속 피해 다녔는데 어느 날 집안에 둘 외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 여인은 찬스로 여기고 끈질기게 요셉을 유혹하지만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는 열 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였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겠습니까? 요셉이 목석이라 그랬나요? 아닙니다. 그도 피가 끓어오르는 젊은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이라 그랬습니다. 그가 보디발의 아내에게 한 말을 보십시오. 창39:9(하) “ ... 그런즉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 그의 성결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지는 않지만 전승에 의하면 그 말을 듣고 보디발의 아내가 그 집에 있던 우상 신상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 이것 때문에 신경 써져서? 돌려놓으며 되지, 뭐!” 그러자 요셉은 여호와 하나님은 그 까짓 우상과 다른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라고 선포하고 피해버렸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화가 난 그 여자의 거짓 모함으로 감옥에 갔지만 요셉은 오히려 애굽 총리가 되는 로열 코스로 질러가게 됩니다.

또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은 사람이 보나 안 보나 충성합니다. 사람에게서 칭찬을 받으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정을 받고자 합니다. 바울은 골3:22에서 그런 삶을 장려합니다. “ ...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사람들이 보나 안 보나 하나님의 시선만 의식하면서 정직과 성실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이탈리아의 조각가이자 화가였던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1475~1564)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본래 조각가였지만 그 당시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별수 없이 각고의 노력을 함으로 4년이나 걸려 완성합니다. 엄청난 대작입니다(41.2×13.2m). 그 작품명은「시스티나성당 천장화」(Sistine Chapel Ceiling, 1508~1512)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그림을 보통「천지창조」라고 부릅니다. 천장화는 창세기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그림을 조합한 것인데 그 중에 유명한「아담 창조」그림이 있죠. 아마도 그 그림 때문에 「천지창조」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는 천장 아래 작업대를 놓고 그 위에서 고개를 젖힌 채 거의 누운 자세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생했겠습니까! 목과 눈이 망가질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그가 천장의 모서리 부분에 정성들여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한 친구가 그 광경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보게,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 그 고생을 하나? 누가 알아주기나 해? 대충 하게나.”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응수했다고 합니다. “누가 알긴! 내가 알고 하나님이 알지!” 이런 정직성이 있었기에 불후의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성에서 정직하고 성결하게 살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허위의식 가운데 빠져 있습니다. 세상이 다 그렇고 그런데 나만 혼자 깨끗하게 산다고 뭐가 되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공의의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성결한 삶을 살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상해 주십니다. 부디 사무엘처럼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살아감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승리를 꼭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3] 권능의 하나님 앞에서 : 담대한 삶

셋째, 사무엘은 권능의 하나님 앞에서 담대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두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함으로 담대히 대처했고 결국 승리합니다. 사무엘상 7장을 보면, 그가 사사로 취임하지마자 미스바 성회를 개최하죠. 그런데 정보가 새나갔는지 블레셋 군대가 급습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들과 함께 담대하게 기도합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큰 우레를 발하심으로 블레셋을 자중지란에 빠지게 하셔서 이스라엘이 대승을 거둡니다. 그때 감사의 기념비를 세운 게 바로 에벤에셀(도움이 돌)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도 보면 그가 아주 담대한 모습을 보입니다. 퇴임하는 사무엘은 ‘지는 해’였고 사울은 왕으로 등극하는 ‘뜨는 해’ 즉 살아 있는 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울 왕과 백성들에게 담대히 외칩니다. 적당히 듣기 좋은 말만 한 게 아니라 책망하고 훈계하는 말을 합니다. 그들이 왕정 정치를 요구한 것은 하나님을 배반한 행위였으니 이제라도 회개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울 왕이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으면 큰 징계를 당할 줄 알라고 경고합니다. 그 증표로 무엇을 보여줍니까? 밀 추수기라 비가 안 오는 건기였지만 놀라운 이적이 나타납니다. 삼상12:18 “이에 사무엘이 여호와께 아뢰매 여호와께서 그 날에 우레와 비를 보내시니 모든 백성이 여호와와 사무엘을 크게 두려워하니라”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는 때였는데 우레가 치고 비가 쏟아집니다. 백성들이 두려워합니다. 그러자 사무엘이 위로하면서 앞으로는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라고 권면합니다.

여러분, 사무엘이 어떻게 이처럼 담대할 수 있었을까요?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권능의 하나님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잠29:25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 사람만 바라보면 반드시 두려움이 생기고 하나님을 바라보면 담대한 마음이 생깁니다.

인도 설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마술사가 쥐를 보았는데 고양이를 두려워하자 불쌍히 여겨 고양이로 바꾸어 줍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호랑이를 두려워하니까 호랑이로 바꾸어 줍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사냥꾼을 두려워하니까 사냥꾼으로 바꾸어 줍니다. 그런데 사냥꾼은 한 마리도 못 잡고 집에 돌아가면서 부인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사냥꾼을 여자로 바꾸어줍니다. 그랬더니 쥐를 두려워합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세상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권능의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면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바벨론의 폭군 느부갓네살이 금신상을 세워놓고 절을 시킵니다. 하지만 세 친구는 거부합니다. 결국 끌려갑니다. 풀무불에 던져져 처형될 위기입니다. 왕의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권능의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눈앞에 있는 왕이 아무리 권세가 강하고 풀무불이 이글거려도 더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반응합니다. 단3:16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왕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느부갓네살이여 우리가 이 일에 대하여 왕에게 대답할 필요가 없나이다” 왕에게 더 이상 말을 섞지 말자고 말합니다. 세상에!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이 건져줄 것임을 담대히 선포합니다. 설사 죽는다 해도 천국이니 우상 신상에 절하지 않겠다고 끝까지 거부합니다. 급기야 풀무불에 던져졌지만 천사가 그들을 구원합니다. 머리털 하나 그을리지도 않고 불탄 냄새조차 없었습니다. 이에 놀란 왕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들을 승진시키는 놀라운 역사가 나타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험악합니다. 순간순간 어려운 위기 상황이 닥쳐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권능의 하나님 앞에서 살면 담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담대함으로 꼭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신앙이 좋다는 게 과연 어떤 것입니까?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보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불꽃같은 눈으로 우리를 살펴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십시오. 그리고 그 시선을 바라보십시오. 그게 바로 ‘하나님 앞에서’ 즉 ‘코람 데오’의 신앙입니다. 이런 신앙을 유지하고 갈고 닦을 때 우리는 평안하고 행복한 삶, 정직하고 성결한 삶, 그리고 담대한 삶으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코람 데오’의 신앙으로 계속해서 승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