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잠22:6)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오늘은 꽃보다 더 아름답고 예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이며, 교회적으로는 어린이주일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어리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통을 당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 몇 일전에는 광주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12살 여중생에 대한 뉴스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부모가 이혼하고 친부와 살다가 구타를 견디지 못해서 친모와 계부에게 갔는데, 계부가 성폭행을 시도하기도 했고 심한 구타를 일삼다가 결국은 죽인 것이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목 졸라 살인하는 차 속에 친모도 함께 있었고, 심지어 ‘수고했다’는 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가장 최악의 부모들 중의 하나였다. 가정이나 사회에서든 또는 교회에서나 어른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린아이들이게 또는 영적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오늘 본문 말씀인 잠언 22장 6절에 보면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라고 했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22:6)
설교 준비를 위해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조용히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다.
“나는 어른인가?”
여러분이라면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물론 우리들이 단순히 나이나 가정이나 동네나 교회 안에서 신분적인 위치만 생각한다면 “그렇다(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 이외의 다른 요소들(인격, 실력, 경험, 지식, 성품 등)을 포함하거나, 이 질문에 “하나님 앞에서”라는 단서를 붙였을 때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본 설교자 역시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나는 아직 한 없이 부족한 어린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렇다! 우리는 천국에 가는 그날까지 “마땅히 행할 길”을 늘 배워야 할 아이들일 뿐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또는 나 자신에게) 가르쳐야 할까? 여러 가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인지의 일관성(cognitive consistency)” 때문이다. 인지의 일관성이라는 것은 심리적으로 처음에 한번 믿은 것은 끝까지 믿으려는(믿고 싶어 하는) 경향과 욕구를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바꾸는데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믿고 싶어 한다. 오늘 본문에서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면, 늙어서도 그것을 떠나지 않는다는 말씀도 바로 이런 범주에 속한다.
우리 주변에 보면,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다른 정치적인 이념이나 사상 또는 종교의 가치관이나 문화에 젖어서 살아온 사람이나 또는 잘못된 시한부 종말론이나 이단에 빠졌던 사람들이 그것의 한계와 잘못된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잘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이렇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내적인 인지의 일관성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교육이나 아직은 믿음이 약한 초신자에게 있어서 부모나 교사나 또는 전도한 사람이나 먼저 믿은 성도들이 무엇을 가르쳐 주고,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배운 대로 행동하고, 본대로 흉내 내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예전에 어린아이들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화투를 갖고 노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본적이 있다(사진).
그 사진 밑에는 “본대로 배운다”는 제목이 있었다. 이 아이들이 왜 그런 놀이를 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떤 분은 “그러면 아이들 몰래 하면 되죠?”라는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몰래 했는데도 아이들이 그것을 닮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린아이 때부터 마땅히 행할 옳은 길을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르쳐야할 “마땅히 행할 길”은 무엇일까? 오늘 성경말씀에서 강조하는 “마땅히 행할 길”은 단순한 지식이나 도덕 윤리나 세속적인 처세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성경말씀이 곧 마땅히 행할 길이다. 왜냐하면 성경은 사람의 머리나 경험에서 나온 창작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감동시켜서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딤후3:16). 그래서 히브리인들은 성경을 캐논(Canon)이라고 불렀다. 그 뜻은 “척도”, “잣대”라는 뜻이다. 오늘도 여전히 성경은 우리들의 영혼육의 모든 생활의 기준과 척도와 잣대가 된다. 사실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성경은 우리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마땅한 길인지 그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생활의 길들(지혜들)’을 많이 가르쳐 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생활의 길’보다 앞서는 성경이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마땅한 길은 따로 있다. 그것은 ‘구원의 길’이다. 그 길은 예수 그리스도다. 이것이 복음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3장 15절에서 이렇게 말했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3:15)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주님은 친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에서 지성(知性)이나 인성(人性)을 강조하면서 열린교육, 인성교육, 대안학교, 인문학 강조, 선진국의 교육방법 등등 별의 별것들을 다해봤지만 교육정책은 매번 실패했다. 학생들의 인성이 좋아지기는커녕 더욱더 이 사회는 극한 범죄가 활개 친다. 지금 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왜 매번 실패할까? 예산이 부족해서?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아니면 인성교육이 부족해서? 교사의 자질이 부족해서? 물론 다 어느 정도는 해당될 수 있지만, 이 모든 것 이전에 가장 중요한 실패의 원인은 사람이 가진 영성(靈性)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것을 중단한 이후부터 미국사회는 급격하게 타락해 갔다.
이것은 가정이나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집이나 교회에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많이 주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초신자들과 좋은 친교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해도 결국 그들의 심령을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 시대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비난받고 혼란에 빠진 것은 그동안 본질적인 것들(복음, 영혼구원, 섬김,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과의 관계 등) 보다는, 신앙을 마치 내가 복을 받기 위한 성공수단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정확하고 분명하게 가르쳐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비록 어린이나 초신자라 할지라도 십자가의 복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배우고 영접하면 얼마든지 구원의 확신 속에서 바로 성장할 수 있다. 어떠한 인생의 바람과 파도가 불어온다 해도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추구해야할 방향은 ‘더 많은 선물’이 아니라,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장 중요한 마땅히 행할 길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의 희망이다. 예수님을 잘 믿는 사람들이 많아 지는 것이 집안이 잘되고 우리나라가 잘되는 길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그러므로 오늘 주신 말씀처럼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마땅히 행할 길(=구원의 길, 말씀의 길)을 가르치자. 누구에게? 어린이들(자녀 손들)에게, 믿음이 약한 성도들에게,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이를 위해서 성경말씀 앞에 나를 세우는 일에 힘쓰자. 설령 기억력이 약해서 듣고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같이 느껴진다 할지라도 콩나물의 성장원리를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자신을 말씀 앞에 드리기를 힘쓰자. 이것이 하나님의 자녀(아이) 된 우리들이 마땅히 행할 길이다. 주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