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을 맺으시는 하나님 창세기 15:7-21 (7) 또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업을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로라 (8) 그가 가로되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으로 업을 삼을 줄을 무엇으로 알리이까 (9)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위하여 삼 년 된 암소와 삼 년 된 암염소와 삼 년 된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취할지니라 (10) 아브람이 그 모든 것을 취하여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그 새는 쪼개지 아니하였으며 (11) 솔개가 그 사체 위에 내릴 때에는 아브람이 쫓았더라 (12) 해질 때에 아브람이 깊이 잠든 중에 캄캄함이 임하므로 심히 두려워하더니 (13)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정녕히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니 (14) 그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치할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 (15) 너는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요 (16) 네 자손은 사 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관영치 아니함이니라 하시더니 (17) 해가 져서 어둘 때에 연기 나는 풀무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18)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세워 가라사대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 (19)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20) 헷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르바 족속과 (21)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땅이니라 하셨더라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대부분 계약으로 확정됩니다. 전세나 월세도 계약입니다. 1년이나 매월 보증금과 세를 내면서 허락된 공간을 사용합니다. 우리 교회도 매월 말만 되면 긴장을 합니다. 월세를 내야 하고 그 월세가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래도 좀 나았지만 이곳으로 교회를 이전하기 전에는 월말이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은행잔고를 확인하면서 기도했습니다. 계약서에 월 얼마를 내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하면 서로가 매이게 되었습니다. 한쪽은 월세를 내야 하는 고통을 다른 쪽은 그 기간 동안에는 자기 건물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건물에 손상이 가는 것도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합니다. 옛날에는 자기 집의 일부를 내어주는 전세방이 많았습니다. 서로 불편하고 주인은 자기 집에 손상이 갈까 걱정스럽게 지켜보곤 했습니다. 물론 서로에게 이익이 있기 때문에 계약을 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돈이 전혀 필요가 없는 부자라면 그 계약은 매우 거추장스러울 것입니다. 오늘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하나님과 아브라함이 계약을 체결합니다. 18절입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세워” 9절과 10절, 17절이 계약체결의식이고, 13절에서 16절, 18절에서 20절이 계약의 내용입니다. 계약의 내용은 땅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 약속을 확정하기 위해서 오늘 말씀에서 묘사되고 있는 계약 체결 의식은 고대에 행해졌던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아브라함이 암소와 암염소와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취해서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서로 마주 대하여 놓았습니다. 원래 계약 방식은 서로가 일정 조건을 약속한 후 계약 당사자가 이 가운데를 지나갑니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만약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몸이 두 쪽이 나도 무방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계약을 맺다’라는 표현을 고대에서는 ‘계약을 자르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계약이 엄중함을 의미합니다. 오늘 아브라함과 하나님이 서로 계약을 맺는 모습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묵상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인간과 계약을 맺으시는 하나님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서로를 구속하는 일입니다. 계약을 히브리어로 ‘베리트’라고 합니다. 이 베리트라는 단어는 그 어원이 ‘족쇄’에서 유래했습니다. 강력한 연대나 구속을 의미합니다. 결혼도 일종의 계약입니다. 한 여자와 한 남자만 사랑하겠다는 계약입니다. 결혼한 후 다른 이성과 사귄다면 그것은 계약 위반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결혼을 감옥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는 대신 부분적으로 자유를 상실하게 됩니다. 인간 사회에서는 이런 계약들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자유와 권능을 가지신 하나님이 인간과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하나님 편에서 보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계약은 하나님의 자유의 포기입니다. 하나님과 인간이 서로 족쇄를 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분이 이제는 꼼짝없이 묶이게 된 것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 준다면야 쉽지만 인간이 어디 그렇습니까? 하나님은 언약을 맺으시고 인간의 운명과 함께 하시는 분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다른 종교에서 믿는 신들과 다른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신들이 있습니다. 어떤 신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더 이상 간섭하지 않습니다. 마치 시계를 만들어 놓고 태엽을 감아서 던져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시계는 더 이상 제작자와 상관없이 그 법칙과 도구에 의해서 스스로 움직입니다. 이런 신을 이신론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회교권의 신 인식이 그렇습니다. 불교는 신이 없습니다. 불교는 자기의 수양과 비움을 통해서 스스로 진리에 이르려 합니다. 여기는 순전히 인간적 노력만 필요할 뿐입니다. 무교의 신이나 우상의 신들은 인간의 요청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인간의 제사나 헌신을 받고 그에 따라서 복을 줍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세상을 만든 창조주 하나님일 뿐만 아니라 부단히 인간 일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조용히 살고 있던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분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 부르는데 그 의미는 계약의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무슨 계약을 맺었는가? 그들에게 땅과 큰 민족과 복의 근원의 축복을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아브라함처럼 순종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야곱처럼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도 있습니다. 숫자가 많아져 큰 민족이 되었을 때는 집단적으로 하나님께 저항하고 원망했습니다. 광야 시대의 모습이 그렇고 가나안 땅에 정착해서도 끊임없이 다른 우상을 섬기곤 했습니다. 그런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언약을 성취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왜 이처럼 인간을 향하여 끊임없이 접근하시고 계약을 맺으시려 하는가?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인간이 바른 길을 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말을 듣지 않는 인간들을 계약으로 묶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게 만들고 듣지 않으면 때려서라도 축복의 길로 인도하시려 합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간단합니다. 마음으로 믿고 입술로 시인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구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난 이후는 복잡해집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에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책임지시겠다고 합니다. 한 가정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잘못된 길로 갈 때는 타이르고 심지어 매를 들 수도 있는 권리를 획득한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에서는 말씀합니다.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의 받으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니라”(히12:6) 매를 들고 채찍질하는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말 안 듣는 자식을 어떻게든 인간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아버지의 모습이 바로 계약을 맺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둘째, 이 계약은 일방적 계약으로 하나님 스스로 반드시 성취하십니다. 원래 계약의식은 계약 당사자 둘이 쪼갠 고기 사이로 통과해야 합니다. 둘 중 어느 한 쪽이 잘못하면 이런 형벌을 받겠다는 상징적 행위입니다. 이것을 쌍방계약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읽은 말씀의 계약의식에는 아브라함은 가만히 있고 하나님만 그 사이로 통과하십니다. 17절입니다. “해가 져서 어둘 때에 연기 나는 풀무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연기 나는 풀무 곧 화로와 횃불은 하나님을 상징합니다. 이 장면의 독특한 점은 아브라함의 순종 여부와는 상관없이 하나님만이 지키시겠다는 일방적 성격입니다. 8절에서 아브라함은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으로 업을 삼을 줄을 무엇으로 알리이까”하고 물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입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는 신실하신 분이시지만 연약한 인간을 위하여 그 확실성을 이런 계약의 모습으로 보이신 것입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내가 맹세코 반드시 이 땅을 너에게 주겠다. 만약 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내가 두 쪽이 나도 상관없다.”고 그 각오를 밝히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땅을 차지하고 복의 근원이 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책임입니다. 인간의 노력과 능력이 필요한 일이었다면 이 약속은 진작 파괴되었을 것입니다. 이기적인 야곱을 어떻게 믿습니까? 불평만 하고 우상을 섬기기에 빠른 이스라엘을 어떻게 믿습니까? 설령 순종했다 한들 인간의 힘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수많은 민족과 사람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자기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자기 이름은 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이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내가 반드시 너를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히6:14) 하나님의 뜻은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길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옛 동양에서는 “하늘의 뜻은 거스를 수 없다”는 말을 자주하였습니다. 하늘이 뜻하시고 결정한 일은 인간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막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땅을 주시고 축복을 주시겠다고 결정하신 이상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다윗이 수많은 전쟁터에서도 “편히 누워자고 깰”(시3:4) 수 있었던 이유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하나님의 선하신 뜻만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자기를 왕위에 세우셨다는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믿는 하나님이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렘33:2)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십니다. 우리가 이런 믿음을 가질 때 평안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확신이 있을 때 우리는 주위 환경에 매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하나님의 일인지에 대한 판단뿐입니다.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되면 확신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믿고 맡기십시오. 하나님의 길이 정해지면 아무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방향이 있습니다. 이 하나님의 뜻을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껏 인류의 역사는 민주화의 역사였습니다. 소수 왕이나 군주의 통치에서(고대사회) 영주들과 귀족들의 통치로(중세사회), 다시 물질을 가진 자본가의 시대로(자본주의 사회), 이제는 모두가 주권과 권리를 갖는 참다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과 인터넷의 발달은 이제는 모든 차별을 없애고 직접 민주정치를 이룰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빌 게이츠가 하버드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으면서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그는 세계의 불평등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촉구했으며, 그의 업적은 인터넷을 통하여 모든 정보를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할 정도의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하나님이 이끄시는 역사는 평화의 세계를 향하여 나아갈 것입니다. 이제 세계는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일들이 바로 우리의 관심사가 되는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동북아에 중국, 일본, 북한, 한국이 서로 민족주의를 주장하며 으르렁대지만 세계화의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은 모든 세계가 기근도, 억압도 불평등도 없고, 민족 간의 차별도 갈등도 없는 세계를 이루어 가실 것을 우리는 확신합니다. 이것이 천국의 모습이며, 천국이 가장 바람직한 사회라면 하나님은 이 땅에서도 이 천국을 이루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역사가 그렇게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반동적인 움직임이 항상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그런 것 같습니다. 지난 동안 이룬 민주화는 온데간데 없고 다시 7,80년대의 독재와 일방적인 사회로 돌아간 듯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사람들이 고난을 받고 사회에서 소수자로 전락하는 현상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그런 반동적인 모습이 하나님이 이끄시는 도도한 장강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 주 간에 저는 두 가지 사건을 통해서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 하나는 고려대학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예슬 씨의 자퇴 선언이었습니다. 그녀는 경쟁과 자격증 취득장이 되어 버린 대학 현실을 비판하며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글을 써서 교내 대자보로 올렸습니다. 이 글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임을 마주하고 있다. 대학은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되어 내 이마에 바코드를 새긴다. .......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 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순수한 시절 불의에 대한 저항도 꿈꿀 수 없었다. 아니, 이런 건 잊은 지 오래여도 좋다. 그런데 이 모두를 포기하고 바쳐 돌아온 결과는 정말 무엇이었는가. 우리들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 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는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자유의 대가로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도전에 부딪힐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삶의 목적인 삶 그 자체를 지금 바로 살기 위해 나는 탈주하고 저항하련다.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진리와 자유와 정의라는 이름은 이제 대학에서 사라졌습니다. 대학은 글로벌 기업과 자본의 하청업체가 되어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되었습니다. 대학생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앞서가기 위해 서로 밟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김예슬 씨는 이런 반인간적이고 배움이 없는 대학에 대한 거부 선언을 한 것이고, 자기만 잘 살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달려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탐욕과 이기주의에 대해서 경종을 울렸습니다. 또 하나는 지난 주에 종영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입니다. 저희 가족들이 참 즐겨하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코믹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여과 없이 그대로 잘 드러내었습니다. 특히 물질 권력을 근거로 한 새로운 신분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모습을 잘 그렸습니다. 부자인 이순재는 다 늙어서도 당당하게 재혼을 하지만, 가난하고 3류대 출신인 황정음은 실업의 고통에서 먹고살기에 바쁘고, 자기와 너무도 차이가 나는 명문대 출신이며 의사인 이지훈과의 사랑을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고 맙니다. 그 집의 가정부 신세경은 애태우며 의사 이지훈을 짝사랑하다 마지막으로 사랑 고백을 하지만 결국 죽음으로 끝나고 맙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사랑이 다가 아닙니다. 의사 사위를 얻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습니다. 빵꾸똥꾸를 외치는 어린 해리는 옹고집장이이며 자기 집 가정부의 동생인 신애에게 “네가 어떻게 내 친구가 될 수 있어!” 하고 무시합니다. 강남과 비강남을 가르고, 아파트 평수와 규모에 따라 노는 부류가 다른 우리 시대의 풍속도들입니다. 그런데 시트콤 제목이 “지붕 뚫고 하이킥”인 것이 처음부터 저에게는 의문이었습니다. 태권도 유단자인 준혁이 엄마가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려서 그런가 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세경이 넘을 수 없는 새로운 신분의 차이를 무시하고 감히 사랑을 고백하면서 그 시간이 영원히 멈춰지는 장면에서 이 제목의 의미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구시대적인 질서와 권력으로 억압하는 차별과 한계의 지붕을 뚫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라는 의도였습니다. 바로 그 대가가 혹독할지라도 그것이 인간적이고, 그것이 옳다는 확신입니다. 여기에 신앙적인 권면을 하나 덧붙인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원하시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그런 사회를 이루길 원하는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하나님께서 이 일을 결정하셨기에 반드시 이루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믿음은 지금 손에 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약속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은 하박국의 믿음과 일치합니다. 주님은 하박국에게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산다”(합2:4)고 말씀하였습니다. 하박국이 믿었던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하박국은 이스라엘의 불의함에 대해서 파수대에 올라 기도했던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하박국의 이 기도에 응답하여 이스라엘을 이방 나라 바벨론을 들어 심판하시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하박국은 하나님의 심판은 이해하지만 그 심판자가 이스라엘보다 더 불의한 바벨론인 것에 대해서 다시 항의합니다. 이에 대해 하나님은 그 바벨론 또한 심판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세상에 가득하게 될 것이라 말씀합니다. 하박국은 이런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서 지금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견딥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3:17-18) 하박국을 살게 했던 것은 믿음입니다. 결국은 하나님의 나라가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하박국에게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정녕 응하리라”(합2:3) 고 말씀합니다. 인간의 눈에는 더디게 보이더라도 하나님의 시간표는 지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시대 하나님의 사람들이 고난을 무릎 쓰고 진리의 길을 갔던 것은 하나님의 영광과 의의 통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도 이제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서 해답을 얻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믿음입니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을 지키시고 축복주시는 분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다 이루어주시겠다고 주님은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기도한 것에 대해서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종말이 있고 그 후에 심판이 있다고 말씀합니다. 이 사실 또한 우리는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 성경은 이런 하나님의 약속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믿음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의심도 하고 시험도 합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지내면서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우리는 그 사람의 모든 말을 믿게 됩니다. 물론 사람은 연약하여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신뢰해도 좋을만한 분입니다. 15장 11절에서 언약의 제물 위에 솔개가 내릴 때 아브라함이 쫓았듯이 여러분의 믿음을 방해하는 솔개들을 내어 쫓으십시오. 의심의 솔개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뜻과 방향에 대해서 흔들리게 합니다. 이 의심의 솔개를 쫓아내십시오. 염려의 솔개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이지 않고 적들과 환경은 커 보여 두려워하고 결국 타협하게 만듭니다. 이 염려의 솔개를 쫓아내십시오. 성급함의 솔개도 쫓으십시오. 하나님이 이루실 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 욕심이나 생각대로 성급하게 일을 이루려는 시도입니다. 이 성급함의 솔개를 쫓아내십시오. 믿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했던 아브라함에게 임한 것은 평안이었습니다. 15절입니다. “너는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요” 믿음의 결과는 평안함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약속은 대가를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는 데는 대가가 요구됩니다. 하나님은 쉽게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에게 주지 않습니다. 13절에서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대로 아브라함의 자손들은 애굽에서 4백 년 동안 객과 노예처럼 삽니다. 큰 민족을 이루는 대신 4백 년의 노예살이를 해야 합니다. 언약을 이루는 길은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길입니다. 어려움이 있지만 그 길을 갑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옳은 길이며, 미래에 약속이 있고 생명이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보이는 편안한 길은 죽음의 길이고 미래가 없습니다. 편안한 길을 택했다면 아브라함은 더 이상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간은 힘든 기간이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역사가 진행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런 연단을 통하여 큰 민족을 이루어갑니다. 가나안 지역은 지리적으로 보면 위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접해 있고 아래로는 애굽의 나일 문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점이지대라는 반도적 위치 때문에 고난을 많이 겪었듯이 가나안 지역은 바람이 많아 민족을 형성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애굽의 뱃속에 집어넣어 애굽의 보호를 받으며 큰 민족을 형성하게 만드신 것입니다. 꿈을 이루고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대가라는 것이 그저 고난만 당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우리를 연단시키고 준비시켜 갑니다. 저는 가끔 프로들이 바둑 두는 것을 봅니다. 저는 15, 16급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프로들이 두는 한 수 한 수의 의미를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프로들의 바둑에서 한쪽이 막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한 쪽은 계속 공격을 당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보면 집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한 쪽은 방어하면서 자기 집을 안정화시키고 확장시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고난 같은데 그 안에서 이미 하나님은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4백 년에 걸쳐 아브라함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물줄기가 장정 남자만 60만 여명에 이르는 거대한 민족을 이루셨습니다. 누누이 말씀드렸듯이 하나님의 역사에는 비약이 없습니다. 큰 그릇을 빚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듯 한 민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역사에는 또한 적절한 때도 필요합니다. 가나안 땅이 다른 민족들이 이미 와서 살고 있는데 하나님이 자기 마음대로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16절에 분명히 말씀합니다. “네 자손은 사 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관영치 아니함이니라”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관영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죄입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서 심판하시는 분입니다.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관영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여 그 나라를 심판하시고 대신 그 땅의 촛대를 이스라엘에게 넘겨주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그 첫 전투는 여리고성 전투였습니다. 이 때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과 짐승들은 다 죽이고 금은 동철과 가죽 등 그곳의 모든 물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갖지 못하고 하나님께 바치도록 명령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 전쟁의 성격이 단순한 정복 전쟁이나 약탈 전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을 수행하는 거룩한 전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이 결정하시고 하나님이 이루어가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믿어 의심치 않아야 합니다. 그러할 때 우리에게는 평화가 있습니다. 눈앞에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아브라함의 믿음을 좇아 참 진리와 축복의 길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