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고후 1:3~11)
홍문수 목사

우리 인생 가운데 예기치 않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고난’입니다. 비슷한 말이 많이 있죠. 역경, 시련, 환난, 고통, 풍파, 걱정, 근심, … 이런 고난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욥14:1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생애가 짧고 걱정이 가득하며(NIV-full of trouble)”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든 인간을 가리킵니다. 인생은 짧은데다가 고난으로 가득하다는 말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을 뿐입니다. 고난이 강하게 오나 약하게 오나 그 정도가 다를 뿐이고 이런 저런 고난의 종류가 다를 뿐입니다.

[1] 동병상련 : 누구나 겪는 고난

여러분에게 질문을 드립니다. 해당되는 것마다 마음속으로 손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을 살다가 병들어서 고생한 적 있나요?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 받은 적 있나요? 마음의 상처로 고통 받은 적 있나요? 가족(부부, 부모 자식, 형제자매 등) 간의 불화로 고통 받은 적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배우자, 부모, 자식, 가족, 친구 등)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당한 적 있나요? 시험에 떨어져 본 적 있나요? 취업이 안 돼서 낙심한 적 있나요? 어렵사리 직장에 들어갔지만 이런 저런 어려움으로 고통당한 적 적 있나요? 인간관계에서 오해와 갈등으로 고통당한 적 있나요? 가난으로 고통당한 적 있나요? 사업을 하다 실패한 적 있나요? 물질의 손해를 크게 본 적 있나요? 사춘기 자녀 때문에 고민한 적 있나요? 교통사고나 각종 사고를 당한 적 있나요? 이 외에도 숱한 질문을 할 수 있지만 그만 그치겠습니다. 저는 몇 번이나 손을 들었는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아마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은 분은 없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생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처지입니다. 겉으로 보면 그럭저럭, 혹은 화려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모두가 힘겹게 살아갑니다. 슬프고 가여운 인생입니다.

하나님을 믿노라 하는 성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에 대해 오해하는 게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을 믿으면 고난이 면제되지 않나 생각하는 것입니다. 전혀 아닙니다. 성도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어쩌면 신앙의 핍박 같은 고난을 가외로 더 겪을 수도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행14:22 “ …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 … ” 천국도 슬픔도 없는 곳이고 우리가 장차 들어갈 곳이지만 이 세상은 천국이 아니기 때문에 고난이 있습니다. 성도들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마치 나 혼자만 고난을 당하는 것처럼 불평하고 낙심하게 됩니다. 왜 나만 이러나(Why me)? 이렇게 하다 보면 투정이나 부리고 고난 앞에 쉬이 주저앉아 버립니다. 프랑스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쎄라비(C’est la vie)! “그게 바로 인생이야!” 이런 뜻입니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법이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그저 그러려니 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죠. 인간의 위로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 욥을 잘 아시죠. 그는 하루아침에 열 자녀를 잃고 그 많던 재산도 다 날렸습니다. 그런 극한 고난을 당했을 때 그의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옵니다. 위로한답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위로는커녕 오히려 속을 뒤집어놓았습니다. 그래서 욥이 이렇게 말합니다. 욥16:2 “이런 말은 내가 많이 들었나니 너희는 다 재난을 주는 위로자들이로구나”

[2] 참 위로자 : 구원자이신 하나님(성부, 성자, 성령)

다행히 하나님이 우리를 고난에서 위로하고 건져주십니다. 다윗이 시34:19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의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도다” 의인 즉 성도 역시 고난을 많이 당하지만 하나님이 그 모든 고난에서 건져주신다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참 위로자가 되십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그런 사실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시며 위로의 하나님이신데 그냥 ‘위로의 하나님’이 아니라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위로하시지 못할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4절~5절을 보면 얼마나 철저하게 위로하시는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후1:4~5 “4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 5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flow)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overflow)”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시며 고난이 넘치지만 위로는 더욱 더 차고 넘칩니다. 고난이 넘친다고 해도(flow) 위로는 그 이상으로 차고 넘칩니다(overflow). ‘위로’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하는데 3절~7절에 무려 10번이나 나옵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위로가 충만함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위로하다’와 ‘위로’라는 단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로하다’는 헬라어 성경원어로 ‘파라칼레오’인데, 본래 ‘곁으로 부르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곁에 와서 도와주는 게 바로 위로하는 것입니다. 이 단어에서 ‘위로’를 의미하는 ‘파라클레시스’가 나왔고 또한 ‘보혜사’를 의미하는 ‘파라클레토스’가 나왔습니다. 이 둔 단어는 종족어입니다. ‘보혜사’는 성령의 별명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 자시기 전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예언하면서 성령을 가리켜 ‘또 다른(another) 보혜사’라고 지칭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보혜사인 예수님과 동일한 또 하나의 보혜사로 성령이 오심을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위로자가 되시고 예수님도 위로자가 되시는데, 성령님이 동일하게 우리 곁에 오셔서 위로자로 친히 위로해주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성령을 통해 위로자가 되신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감동입니다. 왜 그럴까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 전지전능하니까 우리를 능히 위로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인간이 되셨다는 게 중요합니다. 동정녀의 몸을 빌어서 잉태하셨으므로 죄는 없으시죠. 그러니까 십자가에서 인간의 죄를 대속해주실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의 모든 인생고를 친히 겪어 보셨기 때문에 깊이 위로해 주십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히4:15에서 이렇게 증거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NIV-sympathize, 한글개역-체휼/體恤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동정하지’라는 말을 한글개역성경에는 ‘체휼하지’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번역을 더 좋아합니다. 체휼이란 말은 요즘 잘 사용하지 않지만 국어사전에 그대로 나옵니다. 단순히 동정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몸소 체험해 봤기 때문에 마음 속 깊이 공감하며 동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어로 ‘sympathize’(헬라어 ‘쉼파쎄오’)인데 접두어 ‘sym-’은 ‘함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함께 고난을 당하다’라는 뜻입니다. 직접 고난을 겪어 보았기에 같은 심정으로 공감한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이게 매우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니까 전지전능하시고 모든 것을 다 아십니다. 하지만 지식적으로 아는 것과 체험적으로 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인간이 되지 않았었다면 지식적으로는 아시지만 체험적으로는 모릅니다. 그랬다면 인간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인간 편에서 예수님에 대해 경외심은 갖겠지만 친밀감을 갖기는 힘듭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기만 하면 우리에게서 아주 멀리 계신 분으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공감이 어려운 것입니다.

제 아들이 군대 갔을 때의 일입니다. 논산훈련소에 들어갔는데 통상 부대에서 일 주일 쯤 지나면 입대할 때 입었던 옷과 신발을 소포로 보내줍니다. 기다리던 소포가 왔다고 연락을 받고 경비실에 들렀습니다. 경비원이 제게 말했습니다. “아드님이 군대 갔군요. 요즘엔 군대 좋아져서 편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분명히 위로의 뜻으로 건넨 말이고 고마운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왠지 마음속에서 반감이 생겼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아니, 나이도 적은 사람이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의 심정을 알아? 지금 내 마음이 얼마나 쓰린데 … ”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 역시 군대 보낸 부모님들에게 위로한답시고 그런 말들을 했던 게 기억났습니다. 이런 게 입장 차이입니다.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하면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 후로 군대 간 청년들이나 그 부모님들에게 말조심을 하려고 애를 씁니다. 휴가 나왔을 때 “또 나왔네? 요즘 군대 좋아졌나봐” 이러면 안 됩니다. 되게 기분 나쁜 겁니다. 이렇게 말해야 됩니다. “휴가 나왔어? 건강해 보이네. 군대생활 열심히 하나봐.” 또 제대했을 때 “입대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대했네” 이러면 안 됩니다. 되게 기분 나쁜 겁니다. 이렇게 말해야 됩니다. “그 동안 수고 많이 했네. 정말 반가워.” 이게 공감 능력입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인간으로 오신 것은 1차적으로는 십자가 죽으심으로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함이지만 2차적으로는 인간과의 공감을 위함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으로 오셔서 모든 고난을 속속들이 경험하셨습니다. 비천한 목수의 아들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헤롯왕의 핍박으로 피난살이를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나사렛 산골에서 자라셨습니다. 육신의 아버지 요셉이 일찍 죽은 후에는 소년 가정 노릇도 해보았습니다. 장성해서 대중들 앞에 나선 후에는 집도 없이 동가식서가숙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배척도 당하시고 멸시도 당하셨습니다. 특히 제자들에게 배신을 당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셨습니다. 무덤에 들어가셨습니다.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사실은 보통의 인간보다 더 철저하게 겪으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본래 가난하게 살던 사람은 가난을 큰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반면에 부자로만 살던 사람은 가난의 고통을 더 철저하게 느낍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이셨습니다.

맞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큰 고난을 겪는다고 해도 예수님의 고난은 그 이상입니다. 그 경험의 넓이와 깊이가 그 어떤 인간의 경험이 범위를 능가합니다. 그러기에 어떤 고난 중에 있어도 예수님이 체휼해 주실 것을 알기에 마치 엄마 품속에 와락 안기는 아이처럼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히4:16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cf. 히2:18) ‘때를 따라’라는 말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라는 뜻이고 ‘담대히’는 ‘자녀의 권세로 당당하게’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간구하면 얼마든지 은혜를 베푸신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가리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 무슨 말인가요? 예수님은 몸소 고난을 체험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분이라는 겁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사실을 확증하기 위해 자신의 간증을 합니다. 얼마나 심각한 고난을 당했는지! 그러나 그 고난 중에 하나님이 부활의 능력으로 자신과 그 일행을 구원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고후1:8~9 “8 형제들아 우리가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9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cf. 고후11:23~27) 힘에 겨워 스스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한 고난을 당해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이젠 죽었구나 하는 절망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기에 역설적으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함으로 승리했다는 간증입니다.

이어서 사도 바울은 과거에 그렇게 하신 하나님이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확신합니다. 고후1:10 “그가 이같이 큰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셨고 또 건지실 것이며 이 후에도 건지시기를 그에게 바라노라” 그는 다른 구절에서도 동일하게 증거합니다. 로마 감옥에 갇혀 죽음이 임박했음을 느꼈을 때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딤후4:18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모든 고난에서 건져주시고 결국은 천국에 들어가게 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3] 작은 위로자 : 위로받고 위로하는 그리스도인

본문을 잘 읽어보면 사도 바울이 하나님이 참 위로자 되심을 증거하면서 동시에 계속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뭔가요? 하나님의 위로를 받은 후에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로받고 위로하는 것, 그게 바로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4절을 보면 하나님이 어떤 분이라고 증거합니까? 고후1:4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하나님의 기대하시는 바는 우리가 고난 중에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그 다음에는 고난 중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앞서 예수님을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했는데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대문자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소문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a wounded healer).

그런데 우리가 중요한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위로는 단순히 마음이나 달래주는 수준이 아닙니다. 비유해서 말하면, 마사지 수준이 아닙니다. 립 서비스 수준도 아닙니다. 근본 치유입니다. 고후1:6 “우리가 환난 당하는 것도 너희가 위로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요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너희가 위로를 받게 하려는 것이니 이 위로가 너희 속에 역사하여 우리가 받는 것 같은 고난을 너희도 견디게 하느니라” 여기서 ‘역사하다’라는 단어가 중요합니다. 헬라어 원어로 ‘에네르게오’인데 일하고 작용한다는 의미(work, operate)입니다. 이 단어에서 영어단어 에너지(energy)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달래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 힘을 넣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영어단어로 표현하면 ‘empower’와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확실한 겁니다. 그래서 바울은 또 증거합니다. 고후1:7 “너희를 위한 우리의 소망이 견고함은 너희가 고난에 참여하는 자가 된 것 같이 위로에도 그러할 줄을 앎이라” 위로에 대한 소망은 흔히 세상에서 말하는 희망 고문이 아닙니다. 되지도 않을 것을 괜히 말로만 위로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 위로를 확실하고 온전합니다. 하나님은 고난 중에 우리의 믿음을 연단해서 더 큰 고난도 능히 이기고 승리하게 해 줍니다. 롬5:3~4 “3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4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그러므로 여러분, 고난이 와도 하나님의 위로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음을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 말씀 그대로입니다. 요16:33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잠24:16에서는 또 이렇게 증거합니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한 마디로 칠전팔기입니다. 성도는 고난을 당해도 결국 승리한다는 겁니다. 잠14:32에서는 또 이렇게 증거합니다. “악인은 그의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의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 고난을 당하고 설사 죽음이 닥친다고 해도 천국에 가니까 소망이 있고 당당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확신을 갖고 승리할 수 있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의 위로로써 위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양초에 불붙이기와 같습니다. 내 양초에 불을 붙여주면 내가 다른 사람의 양초에 불을 붙여주는 식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그 위로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고, 이렇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당하는 고난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유익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합니다. 큰 고난을 당한 분들에게는 죄송하고 외람되지만 저 역시 이런 저런 고난을 당한 바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겁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바라던 대학 입시에 낙방해서 재수하던 시절입니다. 어머니가 40대에 혼자 되셔서 5남매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대학생 시절에 아르바이트 하면서 공부하느라 무척 고단했습니다. 바로 그 때 하나님이 만나서 위로해 주셨고 그 위로로 넉넉히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때로는 다른 분들을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여성도에게 당당히 증거할 수 있습니다. 저희 가정도 그랬어요. 저도 그런 가운데 잘 자랐어요. 세월이 가니까 우리 형제들이 장성해서 나름대로 잘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하나님 바라보고 승리하세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당연한 내용으로 설교만 하면 슬픔에 빠진 상대방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겠습니까! 그런데 제 경험을 간증하면서 말하니까 용기를 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크게 아픈 적이 없어서 환자를 심방할 때는 쉽지 않습니다. 성경 말씀으로 위로하지만 제 마음부터 시원치 않습니다. 그러면 다른 분의 간증을 대신 들려줍니다. 제가 전하는 말씀보다 오히려 그 간증이 상대방에게 더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간증을 들려주는 겁니다. 제가 외부에 설교하러 갔다가 만난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파킨슨병 환자로 처음 발병했을 때 의사가 3~4년 후에는 사망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았습니다. 그런데 절망 중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15년이 다 됐는데도 오히려 더 건강해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정말 오랜 만에 친구들이 강권해서 골프를 쳤는데 능히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너무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하나님을 섬깁니다. 게다가 웬만한 환자들은 넉넉히 위로하며 그들에게 전도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간증을 듣고 위로와 소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복음전도자 겸 저술가이며 구족화가인 조니 에릭슨 타다(Joni Eareckson Tada, 1949~ )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18세에 다이빙을 하던 중 다쳐서 전신바미 중증장애인이 됐습니다. 절망 중에 있었었지만 하나님을 만나 위로와 소망을 얻었습니다. 휠체어 생활을 하지만 입으로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공부도 많이 했는데 박사학위를 5개나 땄습니다. 곳곳에 다니며 강연도 하고 40권 넘는 책도 썼습니다. 간증하며 복음을 전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외칩니다. Let God be God! 하나님으로 하나님 되게 하라! 무슨 말입니까? 전능하신 하나님 살아계신 하나님을 정말 확신하면 그 능력으로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낙심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수년 전 유방암에 걸렸습니다. 인간적으로 낙심할 법한데 그녀는 밝은 모습으로 기도하며 치료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몇 년 잘 지냈는데 직년 말에 다시 재발했습니다. 이쯤 되면 당연히 낙심할 만합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기죽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투병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을 믿기에, 설사 죽음아 닥쳐와도 천국에 들어갈 것을 믿기에 당당할 수 있는 겁니다. 그녀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은 경험을 통해 숱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주님께로 인도하고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입니다.

(청년부)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내 인생에 힘이 되어전 한 마디」 중 <상처 없는 독수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독수리뿐이다> 이야기 …

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고난을 당합니다. 정도와 종류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동병상련의 처지입니다. 그러나 성도에게는 그 어떤 고난보다 크신 하나님의 위로가 있습니다. 고난만 당하고 그치면 헛고생입니다. 너무 억울하죠. 부디 저와 여러분은 부활의 주님, 그리고 전능자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함으로 당당히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더 나아가 고난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며 작은 위로자의 사명을 감당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