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예배로의 초대”

(로마서 12장 1-2절)

[들어가는 말]

지금까지 제가 미국에서 살아본 곳 중에 가장 운전을 이상하게 하던 곳은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Miami, FL) 지역이었습니다. 미국의 다른 어느 큰 도시 운전자들 못지않게 거칠고 급하게 운전을 합니다. 많은 운전자들이 녹색 신호가 들어오고 1초만 지나도 뒤에서 빵빵 울려 댔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자동차가 들어온다고 신호를 주면 대개 비켜주는데, 거기서는 안 비켜주는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비켜주는 사람을 몇 명 못 봤습니다. 어쩌다 제게 길을 비켜준 운전자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 표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길을 비켜주었을 때는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당연히 기분이 별로 안 좋았습니다.

우리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 분은 없을 줄로 압니다. 특히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모두 선물을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선물을 받은 사람이나 자녀가 전혀 고마운 기색이 없이 그저 당연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오히려 선물이 신통치 않다고 불평을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나쁜 동시에 슬프기까지 할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자기 생일을 기억하고 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시간을 내고 선물을 직접 사서 예쁜 포장지에 싸서 줬는데 이럴 수가 있나,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러한 일을 하는 장본인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아주 슬프게 또는 기분 나쁘게 해드릴 만한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우리에게는 영생의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사실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를 받으셔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많은 순간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감사를 드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해볼 때, 너무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해드릴 수 있을지, 그분의 자녀로서 늘 생각할 뿐 아니라 실제로 기쁘시게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도 언제나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1.   몸으로 하는 모든 것이 예배다 (1절)

성경에 ‘삶의 예배’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삶의 예배를 가르쳐줍니다. 특히 오늘 본문인 로마서 12장 1절이 그것에 대해 잘 가르쳐줍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1절)

이것은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구절입니다. 먼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직접 제사를 드릴 수 있는 신령한 제사장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일차적으로 예수님 때문이고, 그 다음으로는 그분을 믿은 우리의 믿음 때문입니다. 구악시대에는 아무나 직접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1년에 딱 한 번, 대제사장만이 성전의 성소 중에서도 가장 거룩한 장소인 ‘지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 덕분에 이렇게 주님께 직접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제물이 있었고, 제물을 바치는 백성이 있었고, 백성으로부터 제물을 받아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대제사장이 되심으로 이 세 가지 역할이 그분 안에서 통합되었습니다. 즉, 예수님은 제물이셨고, 제물을 바치는 이셨고, 동시에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이셨습니다. 예수님 한 개인에서 이 세 가지가 다 통합되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 그리스도인 각자는 주님과의 연합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주님의 신분이 일차적으로는 주님께 해당되고, 그 다음으로 그분을 믿는 우리에게도 해당이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도 제물이 되고, 제물을 바치는 자가 되고,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이 됩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만인제사장설’입니다. 모든 믿는 사람이 제사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제물은 ‘몸’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우리에게 ‘몸을 드리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당시에 혁명적인 선포입니다. 그 당시 헬라(그리스) 철학에서는, 영혼과 정신은 아주 고귀하고 육은 천하다고 가르쳤는데, 그런 상황에서 영이 아니라 ‘몸’을 드리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명령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제물로 드리는 몸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우리의 전 존재, 자아, 인격을 말하며, 그 모든 것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리라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몸’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영적 활동은 몸과 연결이 되어 있고, 동시에 몸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하는 모든 영적 활동을 어떻게 합니까? 몸으로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신약적 의미의 제사는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이고, 몸이 관련된 모든 일과 행동과 활동이 영적 예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근본적 자세만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우리의 몸이 참여하는 영역이 무엇이든지 영적 예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영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공 예배, 개인적인 큐티와 말씀묵상과 기도, 신앙적 모임, 기도회 등입니다. 그런데 그것만 아니라 일상적인 일들, 즉 쉬는 것, 공부하는 것, 여행하는 것, 쇼핑하는 것, 운동하는 것, 실험하는 것, 밥을 지어 먹고 치우고 설거지하는 것, 회의를 통해 의논하는 것 등이 모두 다 영적 예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종교적인 영역의 활동은 이미 ‘예배’라고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이 참여하는 일상적 영역의 활동 역시 영적인 활동과 마찬가지로 영적 예배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22 종으로 있는 이 여러분, 모든 일에 육신의 주인에게 복종하십시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주님을 두려워하면서, 성실한 마음으로 하십시오. 23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이 하지 말고, 주님께 하듯이 진심으로 하십시오. 24 여러분은 주님께 유산을 상으로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섬기는 분은 주 그리스도이십니다.” (골 3:22-24, 새번역)

이 말씀은 노예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사도 바울의 권면입니다. 지금은 노예 제도가 없지만, 이 말씀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적용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노예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주인의 재산이었습니다. 그러한 종들에게는 정말 천하고 보잘것없는 일들만 주어졌습니다. 주인의 욕탕에 물 채우는 것, 음식 나르는 것, 잔치를 준비하고 뒤처리를 하는 것, 주인의 잔심부름을 가는 것 등이 그 당시 종들이 하던 일입니다. 이 골로새서 말씀에서 22절의 “모든 일”이나 23절의 “무슨 일을 하든지”가 바로 이러한 일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일들은 누가 봐도 천하고 별 볼 일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일은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봐도 그렇고, 일반 사람들이 봐도 그렇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별 볼 일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먼저, 종들이 하는 일은 그리스도인들이 볼 때 그저 세상적인 일이었습니다. 영혼 구원이나 말씀 전파 같은 일이 아닌, 그저 세상의 일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종들이 하던 일은 이 세상의 가치관으로 봐도 아주 초라한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일이라고 해도, 나라의 높은 위치에서 관리로 일한다든지, 권력이 있고 명예가 있는 자리에 있다든지, 학문을 하며 진리를 찾는 일이라면 나름대로 보람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종들이 하던 일들은 아주 비천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세상적이고 무가치해 보이는 노예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올바른 태도와 정신을 가지고 일한다면 놀라운 영적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이것도 당시 상황에 비추어볼 때 혁명적인 선언입니다. 올바른 태도와 정신으로 일한다는 것은, 22절에 의하면 ‘주님을 두려워하면서 성실한 마음으로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23절에 의하면 ‘주님께 하듯이 진심으로 일하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첫째, 일을 할 때 올바른 마음 자세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실한 마음’(22절)은 마음이 단순하고 진실하다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말로 ‘일편단심’과 통하는 뜻입니다. 오직 한 방향만 보며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또 ‘진심으로’(23절) 일한다는 것은 문자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마지못해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와 일하는 것입니다.

둘째, 주님 앞에서 일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주님을 앞에 모시고 주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맡겨진 임무를 다하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이 어디에나 계시다고 믿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실제로 주님 앞에서 일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것을 라틴어로 ‘코람 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정신이라고 합니다. 주님을 두려워하거나 주님께 하듯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말합니다. 종이 일하는 그 현장에 주님께서 함께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주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태도와 정신으로 일한다면, 종이 하는 세상적이고 비천한 일들도 놀라운 영적 가치를 지닌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24절에 의하면, 주님께 유산을 상으로 받습니다. 노예가 하는 천한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올바를 때 주님으로부터 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즉 예배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비록 종이 하는 천한 일을 하더라도 올바른 마음의 태도와 정신으로 일할 때, 그들은 예배를 드리는 것과 똑같이 영적 가치를 지닌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당시 그렇게 천한 노예의 일도 삶의 예배가 된다면,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떻겠습니까?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전부 다 예배의 가치를 가지고, 우리의 일상생활이 예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참된 예배란 몸을 드리는 것입니다. 몸이 가면 마음도 갑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위해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떤 제물을 드리느냐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죽은 제물이 아니라 산 제물을 드립니다. 다른 일 다 하고 나서 시간이 남을 때 예배에 오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다 보내면서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데에는 하루에 몇 분도 쓰지 않는다면, 이것이 어떻게 참 예배가 되겠습니까?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드릴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려야 하는데, 하나님은 ‘내가 너를 기뻐할 만하게 하고 와라. 거룩해진 다음에 와라. 살아 있을 때 와라.’ 하지 않으십니다. 나를 드리면 그냥 기뻐하며 받아주십니다. 요즘 <생명의 삶> 공부 때도 하는 내용이지만, 우리가 자신을 드리겠다고 해도 사실 이 세상에는 받아주는 데가 거의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만일 대통령에게 찾아가서 “저는 콜럼버스에서 온 아무개인데, 제가 당신께 저를 드립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와서 잡아갈 겁니다. 이 콜럼버스에 여기저기 기부를 많이 한 회장이 있는데, 그분에게 가서 “제가 저를 당신께 드립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신이상자라고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S그룹 회장에게 가서 “저는 미국 콜럼버스에서 온 아무개인데, 제가 저를 당신께 드립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거기도 덩치들이 나와서 끌고 가거나 좋은 말 할 때 빨리 사라지라고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나를 드리니 받아달라고 해도 받아주는 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온 세계를 갖고 계시며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저를 드립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할 때 “야, 웃기지 마!” 하며 쫓아내는 게 아니라 “그래, 정말 기쁘구나. 내가 너를 써주마.”라고 하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헌금을 드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온 우주만물을 다 갖고 계신 하나님께서 우리 돈이 뭐가 필요하시겠습니까. 그것은 우리를 위해서 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감사한 만큼만 낼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다 아십니다. 하나님이 돈이 없어서 우리보고 헌금하라고 하시겠습니까? 우리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을 쓰십니다. 주님의 일은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일은 헌신된 사람, 참된 예배자를 통해서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아니, 나 같은 사람이 내는 돈도 사용하시다니 웬 은혜입니까? 나 같은 사람이 하는 봉사도 받아주신다니 이것이 웬 은혜입니까?’ 하며 감사하고 감격해야 합니다.

예배 참석도 중요합니다. 몸을 드려야 합니다. 우리가 일단 이렇게 여기 와서 있는 것부터가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만 있으면 되지 못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몸을 드리라!’ 우리는 우리의 몸을 드려야 합니다. 신앙생활은 몸을 드리는 것입니다. 마음에 있는 것이 몸을 통해 표현되는 것입니다. 몸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사실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몸을 드린다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드린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몸을 원하십니다.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의 일화가 있지 않습니까. 주일만 되면 워싱턴에서 고향인 조지아 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 주일학교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물론 자기가 일을 해야 하는 시간에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쉴 때마다 그렇게 했습니다. 그는 예배를 중심으로 살았습니다. 예배가 액세서리가 아니라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몸을 드려 주일을 지키는 것, 또 수요예배나 새벽기도에 몸을 움직여 나오는 것이 다 중요합니다. 예배위원들뿐 아니라, 찬양으로 섬기는 것,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하는 것이 다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다 설거지를 함께 하시는데 정말 귀하게 느껴집니다.

교회 청소하시는 분들도 그렇습니다. 다 몸을 움직여서 봉사하는 겁니다. 특히 화장실을 꾸준히 청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러분, 화장실이 저절로 깨끗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들이 청소를 해서 그렇습니다. 혹시 화장실이 좀 더러워도 더럽다고 불평하지 마십시오. 그분들이 아파서 못하신 겁니다.

몸이 움직일 때 믿음이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몸으로 표현됩니다. 몸을 드려서 하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그것이 영적 예배입니다.

2.   삶 속에서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 (2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이런 영적 예배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2절)

사도 바울은 여기에서 두 가지, 즉 하지 말라는 것과 하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참된 예배를 드리려면 이 세대를 본받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대”는 어떤 것입니까? 이것은 언젠가 없어질 것입니다.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마치 이 세상이 영원할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원히 자기들이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분명히 종말이 옵니다.

여기에서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예수를 믿고 구원받은 자로서 잘 살기 위해서는 이 세상을 본받지 말라. 세상을 따라 살고 세상의 기준과 방법대로 살면 예수 믿는 삶을 살 수 없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요일 2:15-17)

이 세상은 변하기 때문에 세상을 따라가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우리도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몇 년 전에 최고급 최신형으로 큰 TV를 구입했는데, 조금만 지나면 더 좋고 새로운 것들이 나옵니다. 세상은 계속 변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 바보 같고,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지만 그들은 영원한 사람들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 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마 6:8)

우리는 비록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소속이 다른 사람들입니다. 목적이 다른 사람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기쁘게 하거나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지만,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목표입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입니다. 그것이 우리 교회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세상대로 사느냐, 성경대로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구원받은 백성이라면 세상을 따라가지 말라.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둘째, 참된 예배를 위해서는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으라고 말씀합니다.

2절에서 두 개의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본받는 것’과 ‘변화 받는 것’입니다. 본받는다는 말은 영어로는 conform 인데, 헬라어 원어로 보면, 매일 또는 심지어 매순간 변하는 겉모습을 의미하는 ‘스케마(schema)’라는 단어에서 온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여러분의 ‘스케마’는 어제의 ‘스케마’와 또 다릅니다.

남자 분들은 매일 수염을 깎아야 해서 귀찮을 때가 있으십니까? 아니면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서 깎아야 하기에 귀찮으십니까? 수염이 빨리 자라거나 머리가 빨리 자라 귀찮으려 할 때 이렇게 외쳐보십시오. “살아 있네!” 살아 있으니까 자라는 겁니다. 죽은 사람은 수염이나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살아 있다는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수염이나 머리카락이 자라기 때문에 어제의 스케마와 오늘의 스케마가 달라집니다. 또 교회에 갈 때 스케마가 다르고, 집에서 잠을 잘 때 다릅니다.

이처럼 스케마는 언제나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2절에서 말하는 것은, ‘이 세상의 변하는 것들에 너의 삶을 헌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반면, 변화를 받는다는 의미의 transform이라는 단어는 헬라어의 ‘모르페(morphe)’에서 왔습니다. ‘모르페’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요소’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성경에서 말하는 것은, 계속해서 변하는 겉모습을 가꾸고 꾸미는 데에 시간을 보내지 말고, 속사람, 즉 본질적인 성품을 변화시키라는 것입니다. 겉모양만 믿는 사람인 척하지 말고, 본질적으로 완전히 바뀌라는 말입니다. 습관이나 방법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구원의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믿는 자로서 우리의 영혼을 계속적으로 닦고 손질하라는 것입니다. 즉 날마다 하나님 앞에 말씀과 기도로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말씀과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기본입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경기를 할 때도 보면 “저 선수는 기본기가 참 충실합니다.”라고 합니다. 기본기가 충실한 운동선수는 처음에는 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재주를 부리는 선수가 잘하고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가게 되면 결국은 기본기가 충실한 사람이 이기게 마련입니다. 군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제대로 받아야 좋은 군인이 됩니다.

제가 오래 전 다른 곳에 있을 때 사무실에 한 파일용 폴더(folder)가 있었습니다. 오래 되긴 했어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새 것이었기에, 하루는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박스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뚜껑을 여니까 깨알같이 수많은 개미들과 그 새끼들이 있는데 너무나 징그러웠습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것이었지만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도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으면 결코 쓰임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말씀과 기도 생활을 평소에 충실하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은 마치 이 박스에 든 폴더와도 같이,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고 새 것이지만, 속으로는 징그럽고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잠언에도 “무엇보다 네 마음을 가꾸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정원이 있는데 가꾸지 않고 그냥 놔두면 잡초로 무성해집니다. 마음도 정원과 같아서, 말씀과 기도로 가꾸지 않으면 잡초로 무성해집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를 통해 늘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게 됩니다(2절).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오래 전 한양 어느 양반 집에 돌쇠라는 하인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주인이 그를 불러 “얘, 돌쇠야, 너 제주도에 좀 다녀와야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주도로 가라고 하니까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최선을 다해 제주도에 갔다가 몇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자랑스럽게 외쳤습니다. “대감마님, 제가 돌아왔습니다!” 그때 주인이 뛰쳐나오며 외쳤습니다. “얘들아, 저 놈을 당장 묶어서 마구 쳐라.” 그렇게 열심히 다녀왔는데 왜 때리라는 겁니까? 가기는 갔지만 주인이 그가 가서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을 모르고 그냥 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냥 가기만 했으니 벌을 받은 겁니다.

종은 주인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할 수 있습니다. 주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종이 자기 마음대로 열심히 일한다면, 그것은 주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은 했지만, 주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대로 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선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인 것 같아도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또한 하나님의 뜻은 부분적이지 않고 온전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늘 자신을 깨끗케 하는 사람은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게 됩니다.

[나가는 말]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시겠습니까?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사업체에서, 거리에서, 시장에서, 매순간 모든 삶을 드리기로 결단하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야 합니까? 집에서 가족이 나를 화나게 할 때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교회에서 다른 교우가 나를 화나게 할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 직장이나 사업체에서 나를 화나게 하거나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겠습니까?

우리는 몸을 제물로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그것이 삶의 예배입니다. 하나님은 오늘 참된 예배자를 찾으십니다. 우리가 이 모든 것들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우리의 몸을 드릴 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려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이러한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많은 것들이 우리가 참된 예배를 하나님께 드리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산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래 전 시애틀(Seattle)에 살 때 희한한 구경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연어(salmon)는 부화장(hatchery)에서 나서 바다로 나갔다가 죽기 전에 다시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알을 낳고 죽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는 수많은 위험들이 있습니다. 곰도 있고, 다른 맹수들도 있고, 특히 못된 인간들이 몽둥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거친 물살도 헤치고 거슬러 올라가야만 합니다.

그렇게 너무나 많은 위험이 있지만, 그래도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야 맙니다. 물이 얕아서 바위에 살갗이 다 까지고 상처를 입으면서도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처절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부화장 바로 앞에서 점프를 하여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습니다.

우리의 본향은 어디입니까?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그곳을 가기 위해서 이 세상에는 수많은 위험과 방해가 있지만, 또 세상의 세찬 물결이 흐르지만, 그 모든 것을 헤치고 올라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합니다. 처절한 싸움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어떤 것도 세속적인 것은 없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이 거룩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을 드릴 때 그것이 곧 영적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참된 예배가 넘쳐나는 우리 각자의 삶과 가정과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