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는 온순함과 종종 혼동되기 때문에 정의를 내리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온순함은 우리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성품입니다. “온유는 온화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세심하게 신경 써 주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해 무감가해지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빌리 그레이엄)

온유는 아름다운 크리스탈 유리컵이 담긴 상자를 다루는 방식과 같은 것으로, 그것은 인간이 가치있는 존재지만 깨지기 쉽기 때문에 살살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온유함과 온순함은 약함이 아니라 강함이 배어 있습니다. 온유함을 가장한 것은 나약함이고 온순함을 가장한 것은 겁냄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마땅히 온유하고 온순해야 하는 까닭은 이들은 경건한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40장은 하나님의 권능과 부드러움 둘 다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권능을 묘사하는 구절들 한가운데에 끼어 있는 다음 구절은 우리에게 귀한 교훈을 줍니다.

“그는 목자 같이 양 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을 그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먹이는 암컷들을 온순히 인도하시리로다(11절).”

어린 양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인도하시는 목자보다 온유함을 더 잘 묘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온유함이 나약한 성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정한 온유는 강한 힘과 공존합니다.

온유함은 다른 사람을 돕고자 허리를 구부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돕고자 끊임없이 허리를 굽히십니다. 그분은 우리도 똑같이 하기를 원하십니다. 다른 사람의 권리와 감정에 민감해지기를 원하십니다.

◆ 그리스도의 온유

신약성경은 그리스도의 온유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11:28-30).”

‘온유’라는 단어는 ‘평온함’, ‘쉼’으로도 번역할 수 있는 말입니다. 따라서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평온하니…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 그리스도께서 이러한 태도를 보이셨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분의 임재 가운데서 쉼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온유함의 성품이 발산되면 이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실로 온유한 그리스도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쉼과 평안함을 누리게 됩니다.

마태복음 12장 20절은 우리를 온유로 대하시는 그리스도의 또 다른 그림을 보여 줍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 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심지는 상처 입은 자, 영적으로 연약한 자, 믿음이 약한 자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사람들을 온유로 대하시고 그들의 연약함을 나무라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고압적인 태도로 다가가지 않으시며 오히려 그들이 진정한 필요를 내보이고 도움을 얻기 위해 그분께 마음을 열 때까지 그들을 온유하게 대하십니다.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시는 주님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그 여인이 자기의 필요를 인식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예수님께로 나아올 때까지 단호하게 그러나 온유하게 그녀의 필요를 계속 탐색하셨습니다.

바울은 그의 사도적 권위를 훼손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을 교회 안에 발붙이게 했다고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호되게 나무랄 수도 있었으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성령의 열매인 온유함을 행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고후10:1).

또한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2:5)”라고 썼을 때, 그는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의 겸손을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명령을 그리스도의 모든 성품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로서, 우리는 그분의 삶을 수놓았던 온유함을 똑같이 함양해야 할 것입니다.

◆ 다른 사람들을 온유하게 대하기

우리의 삶에서 나타나야 할 온유의 태도는 첫째,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너무 단호하거나 독선적인 태도를 보여 상대방이 우리들 앞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생각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헌신된 삶을 사 때에도 다른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상처 입은 그리스도인의 상한 갈대를 꺾거나 미숙한 그리스도인의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도록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온유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된 의견이나 태도를 꼭 바꿔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그를 지배하려 들거나 압박하지 않고 상냥한 태도로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권면할 때 그랬듯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위협을 가함으로써 압박하는 것은 애써 피해야만 할 것입니다. 온유한 그리스도인은 또한 퉁명스러운 말이나 무뚝뚝한 태도를 피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답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들은 ‘결과야 어찌 되든 내 생각을 말할 자유가 있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그들의 말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핍니다. 혹시 상처가 될지도 모르는 말, 그러나 꼭 필요한 말을 해야 할 경우에 온유한 그리스도인은 또한 위로와 격려의 말로 그 상처를 싸맬 수 있어야 합니다. 온유한 그리스도인은 그들의 대적자의 위협에 두려워하거나 그들에게 분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그들은 바울이 디모데후서 2장에서 디모데에게 가르치듯이, 그 문제를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온유함으로 가르치려고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온유한 그리스도인은 죄에 빠진 형제·자매를 깎아내리거나 업신여기거나 뒤에서 수군거리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그들이 개인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 수 있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만약 죄를 지은 형제나 자매에게 개인적으로 관여하는 게 적절한 경우에는, 바울이 갈라디아서 6장에서 가르치듯이 자기도 시험에 넘어질까 두려워하는 가운데, 그들의 죄를 바로 잡으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온유한 성품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기를 진실로 갈망하는 그리스도인은 온유함으로 옷 입기를 갈구할 것이다(골3:12, 딤전6:11). 그들은 이것을 영적 자질의 목록 중에서 높은 순위에 올려놓고, 삶에서 이 열매를 맺게 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바라볼 것입니다.

◆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온유함과 밀접하게 연관된 성품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바로 ‘배려’입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빌4:5).” 여기서 관용은 온유로도 번역되는 단어이며, ‘양보, 사리에 맞음, 관대함, 상냥함, 너그러움, 인정 있는’ 등 많은 동의어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을 엄하고 완고하게 대하기보다는 공명정대하고 사려 깊고 관대하게 대하는 것으로, 이는 법률의 자구에만 매이지 않고 재판하는 판사들에게 사용되며 이성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에게도 사용되는 것입니다.

전통을 고수하는 데 아주 엄격한 바리새인들은 배려와는 정말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율법에 맞는가?”라고 물었고 “자비롭고 이성적인가?”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사사건건 부딪혔는데, 이는 예수님이 그들의 엄격한 전통을 깨부수고 그들의 전적인 부조리와 불합리를 폭로하셨기 때문입니다.

배려하는 그리스도인은 “이 상황에서 올바른 행동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나 ‘옳다고 느껴지면 그것을 행하라’고 말하는 인본주의 철학과 혼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본주의 철학은 전적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사람의 육체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배려는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이렇게 질문합니다. “무엇이 이 사람에게 가장 좋을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비그리스도인들보다 인정 없고 배려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의견만 주장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불신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을 엄격하고 독선적이며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계명을 전통이라는 딱딱한 껍데기로 덮어 버렸습니다. 우리도 똑같이 행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 온유한 마음을 갈망하기

어쩌면 모든 경건의 성품 중에서 온유가 남성들에게 가장 호소력이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남자들은 어머니나 아내 속에 있는 온유함을 보고 싶어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자신은 온유해서는 세상을 이겨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신 남성들 세계에 있는 마초적인 이미지가 그리스도인 남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자기의 성품을 묘사하기 위해 어머니의 온유를 예로 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마땅히 권위를 주장할 수 있으나 도리어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가 되어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이 하였으니(살전2:7).”

해병대원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에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남자’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에게는 거칠고 남에게는 부드러운 것, 이것이 온유한 마음입니다.

온유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이 성품을 정말 기르고 싶다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유순하고 세심하게 대하겠다고, 흑백 논리에 빠져 엄격하게 대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어야 합니다.

둘째,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물어보십시오. 독단적이고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사람인지, 강압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지배하려 드는 사람인지, 무언중에 다른 사람의 연약함을 판단하고 그들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점검받고, 만약 우리에게 그같은 특성이 하나라도 있다면, 정직하고 겸손하게 그것들에 대면해야 합니다.

셋째, 온유하거나 관대하게 행동하지 못한 구체적인 상황을 알게 해 달라고 성령께 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성품이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막연하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온유의 성품이 부족한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때에야 우리는 온유의 성품을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넷째, 온유에 관한 성경 구절을 찾아 암송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필요를 기도제목에 올려놓고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에서 역사해 주셔서 그분의 능력으로 온유의 열매를 맺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온유함이 여러분 가운데 완성되어 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