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십자가를 지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려나무 잎사귀를 길에 펴거나 들고(요 12:13) 예수님을 환영한데서 종려주일(Palm Sunday)이라는 이름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기쁨의 함성은 잠시 뿐 그때부터 예수님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고난주간 (Passion Week)을 지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을 성(聖)금요일(Good Friday)라고 부릅니다. 한 주 동안 특히 예수님의 수난과 관련된 복음서를 많이 읽으시기 바랍니다. 각자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며 회개의 시간을 가질뿐더러 가능하면 금식도 하면서 주님의 고난에 조금이나마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사역의 상당 부분을 열두 제자들과 함께 갈릴리에서 보내셨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때가 되어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오십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예수님이 이동하신 행적을 살펴보았습니다. 빌립보 가이사랴에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었고 변화산 사건 이후 예수님께서 갈릴리 사역을 마치고, 가버나움으로 가셨습니다. 요단강 동편을 통해 유대 건너편 베레아 지역을 지나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는 길에 여리고를 지나 감람산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십니다.

오늘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사건을 다루면서 다가오는 고난주간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요 1:29)으로서 예수께서는 친히 성전과 제사장과 제물이 되어 단번에 자기 몸을 희생 제물로 드리려고 하십니다. 감람산은 예루살렘 동편에 위치해 있고, 예루살렘 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서,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신 아주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에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도 여기에 있고, 주님의 승천도 바로 이 산에서 일어났습니다. 벳바게와 베다니는 감람산 기슭에 있는 마을인데, 특히 베다니는 주님께서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빠인 나사로를 살리신 곳입니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감람산의 동쪽에 있는 베다니 동네에서 출발하여 벳바게로 갔습니다. 벳바게는 산봉우리 가까이에 있는 곳인데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여기서 나귀를 구하여 타셨습니다. 군중이 `호산나'라고 외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한 것은 바로 이 산의 내리막길입니다. 산헤드린 공회에서는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공개 수배를 하고 있었으며 예루살렘 주민들은 이번 유월절에 예수님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요 11:55-57). 어두움의 영으로 덮인 예루살렘에 유대인의 왕으로 입성하시는 주님의 결연한 모습은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유월절이 되면 팔레스타인 지역뿐 만 아니라 소아시아나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몰려든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로 인하여 예루살렘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순히 순례자로 오시는 것이 아니라 왕으로서 입성하십니다. 그의 생애의 마지막 주간이요, 사역을 마무리 짓는 중대한 시점에서 전에 있던 방문과 다른 점이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게, 볼 수 있게, 들을 수 있게 성으로 들어가신다는 점입니다.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십니까?
1) 모든 상황을 주관하십니다(28-35절)
예수님은 두 제자들을 보내어 나귀를 끌고 오라고 하십니다. 베다니에 계시면서도, 맞은편 마을 벳바게에 나귀 새끼가 매여 있다는 사실을 아셨습니다. 아울러 그 나귀 새끼가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았다는 사실도 아셨습니다. 낯선 마을에 들어가서 나귀 새끼를 임의로 풀어서 끌고 오는 것은 도둑질처럼 보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찌하여 푸느냐?”고 물을 때 “주가 쓰시겠다 하라”고 대답할 말까지 가르쳐주셨습니다. 두 제자는 예수님의 보내심을 받고 벳바게로 갔습니다. 과연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곳에는 나귀 새끼가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나귀 새끼가 매여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매여 있는 나귀 새끼를 풀 때 그 임자들이 “어찌하여 나귀 새끼를 푸느냐?”묻습니다. 두 제자는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자 주인이 순순히 나귀를 내어줍니다.

모든 일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합니까? 예수님의 초자연적인 능력 때문입니까? 아니면 예수님께서 그 새끼 나귀의 주인과 미리 의논해서 준비시켜 놓으셨기 때문입니까? 여러 가지로 추측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예언의 성취입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500년 전에 스가랴는 이스라엘을 구원할 왕이 겸손하게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것을 예언한 바 있습니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슥 9:9) 예수님께서는 그 예언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예언이 바로 자기 자신에 관한 예언이라는 것을 아셨습니다. 따라서 그 예언의 성취로서 자신을 만천하에 공포하려 하셨습니다. 세상의 왕들은 자신의 위엄과 영광을 과시하기 위하여 말이나 병거를 타고 행진을 하지만 예수님은 나귀 그것도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십니다. 하나님이 육신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것도 겸손인데 이제 나귀 새끼를 타고 가심으로 또 한 번 겸손한 모습을 보이십니다. 예수님은 자기 마음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자기에 대하여 예언된 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시며 상황을 주관하십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과 말씀을 충실하게 따르는 순종과 겸손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도전이 됩니다.

2) 왕으로 입성하십니다(36-38절)
제자들이 그 나귀 새끼를 예수님에게 끌고 오는데,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인지라, 그 위에 안장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나귀 새끼 위에 걸쳐놓고 그 위에 예수님을 태웁니다. 예수님이 나귀 새끼를 타시고 가실 때, 제자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폅니다. 마태복음 21:8을 보면, 그 때 무리의 대다수가 그들의 겉옷을 길에 폈다고 말씀합니다. 왕이 가는 길에 사람들이 자기들의 겉옷을 펴는 행위는 오래된 관습이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왕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겠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그만큼 그들은 왕이신 예수님의 나라가 이제 임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경배를 조금도 금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의 경배를 그대로 받으셨습니다. 제자들은 그 동안 자기들이 본 바, 예수님이 행하신 그 모든 능한 일로 인하여 기뻐하며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이 먼저 선창하고, 이에 따라 그 곳에 있는 모든 이들도 다 함께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나실 때 천군천사들이 합창했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이제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주간에 무리들의 입을 통하여 찬송을 받으십니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그들은 예수님을 가리켜서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을 ‘왕’이라고 묘사하고 있는 것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시기에, 하나님의 모든 권세를 가지고 오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천사들은 땅에서의 평화를 노래했는데, 사람들이 하늘에서의 평화를 노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도성입니다. 그런데 지금 예루살렘에는 평화가 없습니다. 로마 군인들에게 짓밟히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왕이신 예수님이 로마 군인들을 무찌르시고, 예루살렘에 평화를 주실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 땅에 있는 예루살렘에 평화가 있을 때, 비로소 하늘에도 평화가 있을 것이고 하늘에 영광이 가득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이십니다. 예수님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세세토록 온 백성의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내가 또 들으니 하늘 위에와 땅 위에와 땅 아래와 바다 위에와 또 그 가운데 모든 피조물이 이르되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 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계 5:13) 우리 모두 예수님께 경배하며, 예수님께 모든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돌려야 합니다.

3) 심판을 선포하십니다(39-44절)
요한복음 5:22에 의하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온 천하만국과 온 천하백성을 심판하실 권세를 가지셨습니다. 본문을 보니 예루살렘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침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이 왕이신 예수님을 배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경배하는 것을 신성모독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와서 그의 제자들을 책망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때 예수님은 자신의 말씀을 강조하시기 위해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무슨 뜻입니까? 만일 사람들이 예수님을 찬양하며 경배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대신하여 돌들이라도 소리를 지르면서 예수님을 찬양하며 경배할 것이라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이 받게 될 심판을 가리킵니다.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람들은 침묵했습니다. 물론 잠깐 소리를 지른 적이 있습니다. “무리가 일제히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 주소서”(눅 23:18)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눅 23:21)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눅 23:23). 그들은 세 번씩이나 소리를 지르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했습니다. 그 뒤로 그들은 침묵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난 뒤에도 그들의 침묵은 계속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높이지 않았습니다.

돌들이 소리를 지른다는 것은 돌들이 예수님을 찬양한다는 뜻이 아니라 심판에 관련된 말씀입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갈대아 사람들, 곧 바벨론에게 내려질 심판에 대해서 말씀하였습니다. “담에서 돌이 부르짖고 집에서 들보가 응답하리라 피로 성읍을 건설하며 불의로 성을 건축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합 2:11-12) 그들은 남들을 죽이며 남들에게서 약탈한 것으로 자기들의 성읍을 지었습니다. 그들이 성벽을 쌓는데 사용한 돌들은 한 마디로 죄악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돌들은 부르짖으면서, 계속해서 그들의 죄악을 성토했습니다. 그 결과 바벨론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돌들이 부르짖으면서 바벨론의 죄악을 드러내었던 것같이, 돌들은 소리 지르며 예루살렘의 불신앙을 성토할 것입니다. 그 결과 바벨론이 심판을 받아 멸망한 것처럼, 예루살렘도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아셨기에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보시면서, 비통하신 심정으로 우셨습니다. 예수님이 주시고자 하시는 평화는 하나님과의 평화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리어졌기에 그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때로부터 사십 년 후인 주후 칠십 년에 예루살렘에 로마 군대가 쳐들어왔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문자적으로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때 로마군은 토둔을 쌓고, 예루살렘을 둘러 포위하여 사면으로 가두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학살했습니다. 지금도 역사가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로마군인들이 포위망을 잠시 늦추고 뒤로 물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마 24:16-17, “그때에 유다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 지어다 지붕 위에 있는 자는 집안에 있는 물건을 가지러 내려가지 말며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지지 말지어다”라고 예수님이 경고하셨습니다. 이 경고를 기억한 사람들은 잠시 로마군대가 물러난 틈을 이용하여 성을 빠져나가 산으로 도망하여 살았지만 성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 죽임을 당하고 성전을 포함한 모든 건물은 다 불태워지고 말았습니다. 성전 기둥과 내부를 금으로 장식해 놓았는데 불에 태우니 그 금이 녹아서 틈새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약탈하는 로마 군인들이 그 금을 찾으려고 불타버린 조각들을 다 헤쳐 놓았습니다. “이는 네가 보살핌을 받는 날을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보살피시며, 그 곳 사람들에게 구원을 베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침묵했습니다. 도리어 예수님을 배척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 결과, 예루살렘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파괴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입성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세 그룹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과연 어디에 속해 있는지 살펴보기 원합니다.
1) 주님의 사역을 돕는 사람들
주님은 열한 제자 중 두 사람을 보내시면서 맞은 편 마을로 가서 아무도 타보지 않은 나귀새끼를 끌고 오라 하시자 제자들은 말씀에 순종하여 지정하신 곳으로 갑니다. “주가 쓰시겠다”는 제자들의 말을 듣고, 주인은 주저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건네줍니다. 제자들은 비록 땀에 찌든 겉옷이었지만 주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겉옷을 벗어 나귀새끼 위에 얹어 안장을 대신하였고 예수님을 그 위에 태웁니다. 예수님이 나아가는 길에도 자기들의 겉옷을 벗어 깔아 놓았습니다. 나귀 새끼의 임자의 이름은 성경에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하여튼 주님이 쓰시겠다고 하니 기꺼이 내어놓았습니다. 바로 예수님도 그 나귀의 주인처럼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꺼이 자신을 드림으로 우리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그렇다고 제자들이 자기들의 눈앞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깨달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향하여 쏟아지는 무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자기들도 한자리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으쓱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것을 제자들이 깨달은 것은 예수님의 부활 이후였습니다.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니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간절히 기도하실 때 제자들은 잠이 들었고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번씩이나 부인하였고 제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두려움을 인하여 다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십자가를 통한 구속 사역이란 엄청난 사건의 배후에 이런 부족한 자들의 보이지 않는 작은 헌신들이 모여져 주님의 사역을 도왔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반드시 오래 믿었거나 제자훈련을 많이 받았거나 직분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도, 부족한 대로 주님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드리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의 일에 참여하다가 복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레네 시몬입니다. 그는 예수를 전혀 몰랐습니다. 예수님이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다 힘이 부쳐 쓰러졌을 때 백부장에 의하여 뽑혀서 억지로 주님의 십자가를 지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장소, 그 시간에 있던 이유만으로 할 수 없이 진 십자가였지만 주님이 가장 어려우실 때 대신 진 십자가로 인하여 그의 삶은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서 그의 두 아들은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이 되었고 그의 아내는 바울의 사역을 성심껏 도움으로 루포의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라는 칭찬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의 사역에 동참하기를 원하십니다. 때로 우리의 시간, 재물, 또는 정성을 요구하십니다. 우리의 생명을 구원하여 주시고 오늘날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 우리도 주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순종에 대하여 하나님은 반드시 대가를 주십니다.

2) 주님의 사역을 구경하는 사람들
감람산에서 내려와 예루살렘 성으로 예수님이 내려오시는 모습을 본 무리들이 환호를 합니다. 무리들은 종려가지를 흔들고, 겉옷이나 나뭇가지를 길에 펴고, 호산나를 힘차게 외쳐 댑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예수님이 누구신지 깨닫고 앞으로 이룰 구원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감격 속에 외친 것은 아닙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실 때도 빵 문제를 해결하여 주신 예수님을 인하여 무리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 하였습니다. 요 12장을 보면 죽은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살리는 것을 본 사람들이 예수가 표적 행하신 것을 전하자 많은 무리들이 흥미를 가졌습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에서 건져내고 다윗의 왕국을 재건시켜 정치적 해방,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는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그러자 로마의 압제 속에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기쁨을 모르고 살던 그들의 눌려진 감정을 일제히 터뜨립니다. 무리들은 호산나 즉 ‘지금 우리를 구원하소서’ 하고 군중심리에 도취되어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감이 사라지자 불과 일주일도 못되어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은 흩어져 버렸고 무리들의 함성은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3) 주님의 사역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무리들 가운데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입니다. 자기들이 죽이기로 작정한 예수가 사람들에게서 높임을 받는 것이 싫었습니다. 무리들이 찬양하는 소리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마귀의 도구가 되어 예수의 사역을 방해합니다.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 더 이상 그 소리를 못 듣겠다는 말입니다. 바리새인들의 고소에 대하여 주님은 강한 어조로 대답하십니다.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우리가 받은 은혜를 감사하지도 않고 주님을 높이지도 않고 주님의 뜻대로 순종하지도 않을 때 주님은 다른 사람들을 통하여 다른 방법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을 성취시키시고 그것들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받으실 영광을 놓치지 않으십니다. 부족한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그것이 미흡하다 할지라도 주님은 기뻐 받으십니다. 감사함으로 맡긴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 아침에 우리의 입술을 통하여 주님께 드려지는 소리는 어떤 마음을 담고 있습니까?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부르는 찬송의 소리입니까?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속에서 건져주신 여호와의 구원을 노래하는 감사의 소리입니까? 아니면 나의 생각한 대로 도와주지 않는 답답한 주님에 대한 원망의 소리? 나의 욕구를 빨리빨리 채워달라고 다그치는 함성입니까?

고난 주간을 맞이하면서 과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신앙생활을 했는지 점검해봅시다. 주님이 우리를 통하여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베드로는 배신했으나 주님은 그를 회복시켜 초대 교회의 귀한 리더로 사명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바울은 교회의 핍박자였으나 그의 세계관을 바꾸셔서 이방인의 사도로 사용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부족함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끈질긴 사랑으로 붙드셔서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쓰기를 원하십니다. 고난주간에 주님과 막힌 통로가 활짝 열리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는 지금도 말씀과 성령으로 찾아오시는 주님을 환영하여 왕으로 모셔야 합니다.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께 기쁨으로 경배합시다.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의 다스리심을 즐겁게 받으며 삽시다.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주의 이름으로 오신 평화의 왕이시며 영광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힘껏 널리 전하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기를 다짐하는 종려주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