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유산을 물려준 명문가_아브라함과 사라.

(창 22 : 1 ～ 12 히 11 : 20)

¶ 1973년 5월 31일 여의도광장에 50여 만 명의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6천명의 메머드 연합성가대원의 찬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저녁 8시 25분, 한 유명한 복음전도자가 강단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는 선포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이시고, 그분만이 우리 인생에 참된 의미와 목적을 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세계적인 복음전도자인 빌리 그래함 목사님입니다. 그 분에게 한 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은 세상의 미래, 역사의 미래에 대해서 설교를 많이 하시니까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겠네요?”

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나는 솔직히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가 나의 미래를 붙들고 있는가는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믿음으로 이삭은 장차 있을 일에 대하여 야곱과 에서에게 축복하였으며”

- 뭐라고요? 그 아들, 이삭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 속에서 그 부모처럼 믿음으로 장차 있을 일을 바라보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자, 이 믿음의 사람, 이삭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겨준 위대한 부모가 누구입니까? 바로 아브라함과 사라입니다.

- 크리스챤 부모로 살아가면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축복은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산을 남기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것입니다. 오늘날 청소년 복음화율이 3%입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부모의 강압에 못 이겨 교회는 다닙니다. 그러나 믿음은 없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교회를 떠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지 못하는 부모의 부재 때문입니다.

Ⅰ.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정이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는 명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 하나님의 자녀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합니다.

- 브레넌 매닝은 자신의 책 “아바의 자녀”에서 하나님 아빠, 즉 아바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는 말입니다. 요한복음 1장 12절을 기억하십니까?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 이 권세보다 더 큰 권세는 없습니다. 제가 미국에 유학 갔을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중동의 왕자가 유학을 와서 ESL과정을 들었어요. 그런데 아버지의 직업을 조사하는 데 이 왕자가 아버지의 직업을 “King”이라고 쓴 거에요. 주변 친구들이 얘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세상에 아버지가 왕인 사람이 어디있는가? 그래서 애가 잘못될까봐 잘 돌봐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수료식이 가까웠습니다. 중동의 왕자가 생각해보니 친구들의 돌봄이 너무 고마운 거에요. 그래서 아빠에게 연락을 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무엇을 해주면 좋겠냐고 묻자 중동의 왕자가 벤츠 한 대씩 선물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모두가 벤츠를 선물로 받게되었다는 겁니다.

- 생각해 보세요. 세상의 한 조그만 나라의 왕자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는데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자녀의 권세야말로 얼마나 대단한 것이겠습니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크리스챤 부모가 자녀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축복이 아닐까요?

-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를 살아가는 교인들에게는 이런 믿음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보다 세상의 성공과 형통을 누리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녀를 양육할 때에도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하려는 열망보다 더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열망이 더 강합니다. 이에 대해 브레넌 매닝은 이렇게 말합니다.

“거짓 자아는 의미의 출처를 찾아 외부의 체험에 매달린다. 돈과 권력과 외모와 성적 쾌락과 인정과 지위의 추구는 내가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더해 주며 성공의 환상을 가져다준다.”

-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의 자녀라는 참된 자아상을 깨닫지 못한 채 거짓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돈과 권력과 외모와 높은 지위를 추구함으로 자신이 성공했다는 환상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 그러나 아브라함과 사라는 ‘아바’의 자녀, 즉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삭을 양육하면서 제일 먼저 행한 것이 바로 할례였습니다. 창세기 21장 4절 보시죠.

“그 아들 이삭이 난 지 팔 일 만에 그가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할례를 행하였더라”

- 왜 할례를 행했을까요? 사도행전 7장 8절 보시죠.

“할례의 언약을 아브라함에게 주셨더니 그가 이삭을 낳아 여드레 만에 할례를 행하고 이삭이 야곱을, 야곱이 우리 열두 조상을 낳으니라”

- 아브라함에게 무엇을 주셨다고요? ‘할례의 언약’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할례를 행하게 하면서 언약을 주셨습니다. 그 언약이 무엇입니까? 창세기 17장 7절 보시죠.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및 네 대대 후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

- 무엇이 되신다고요? ‘아브라함과 그 후손의 하나님이 되신다.’ 다시 말해서 할례는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라는 표시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은 물론 갓 태어난 이삭에게 제일 먼저 할례를 행했습니다. 왜요? 자녀 양육에 있어서 이 아이를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아브라함은 할례를 행하면서 이렇게 다짐했을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삭을 하나님의 자녀답게 키우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겠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자녀로 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 그렇습니다. 자녀를 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하는 것입니다. 나의 자녀가 아니라, 나의 꿈과 야망을 이루는 나의 자녀가 아니라 하나님의 꿈과 비전을 이루는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자녀들이 믿음의 유산을 받아 누리는 믿음의 부요한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Ⅱ. 한발 더 나아가서 어떻게 우리가정이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는 명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겠다는 결단만으로 우리의 자녀들이 저절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3년간 주일학교 사역을 하면서 보았던 안타까운 현실은 부모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아이들이 믿음을 떠난 경우였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대부분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는 부모의 결단은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부모의 순종이 결여된 가정이었습니다.

- 이삭을 키우면서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바로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번제물로 하나님께 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얻은 아들입니까? 자신의 생명보다 귀한 아들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더니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으로 가서 그 아이를 번제로 드리라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했을까요? 놀랍게도 아브라함은 즉시 순종을 합니다. 창세기 22장 3절 보세요.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것입니까? 성경은 아브라함이 일찍이 일어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즉시 일어나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한 것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갖고 있는 바람이 있다면 성경에 나타난 믿음의 사람들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을 본받아 사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축복된 생애이겠습니까?

- 하지만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장면이 있다면 바로 오늘의 본문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독자가 아닌 두 자녀 중의 한 자녀라도 하나님이 지시하신 산에서 번제로 드리라고 하신다면 저는 도저히 순종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번제로 드린다는 것은 아들을 잡아 불 속에 집어 던진다는 것입니다.

- 그런데 아브라함은 즉시 순종해 사랑하는 아들, 이삭과 함께 삼일을 걸어갑니다. 삼 일을 걸어 하나님이 지시하는 산으로 향해 가는 아브라함의 마음속에는 얼마나 많은 번뇌가 있었을까요?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 아니었겠습니까? 걸으면서 하루에도 열 두 번은 아들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유명한 설교가 찰스 스펄젼은 이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을 태울 번제에 쓸 나무를 패고 있었을 때, 그는 나무를 쪼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을 쪼개고 있었다.”

- 심장을 쪼개는 순종해 보셨습니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길로 자녀를 인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귀한 순종의 걸음을 걸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기억하십시오. 적당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해서 믿음이 자녀들에게 전수되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이 전수되는 아브라함의 가정, 그 가정에는 순종의 걸음, 심장을 쪼개는 듯 한 순종의 걸음이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 생각해 보세요. 이삭의 생애에 있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무엇이었겠습니까? 그것은 아버지가 자신을 번제단에 올려놓고 자신을 죽이려고 칼을 든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아무리 하나님을 신뢰한다고는 하지만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장면이 아니잖아요. 그 엄청난 순종의 자리를 경험하고 돌아온 이삭이 무슨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까?

‘나를 자신의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던 아버지, 나를 그토록 사랑하시던 아버지에게 있어서 말씀에 대한 순종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구나! 나도 아버지처럼 순종하고 살아야지.’

- 그렇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순종이 생명보다 낫습니다. 왜요? 순종을 통해서 생명을 얻게 될 뿐 아니라 순종을 통해서 자녀들에게 여호와 이레가 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Ⅲ. 마지막으로 어떻게 우리가정이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는 명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 - 저는 모리아산에서 이삭을 드린 사건을 보면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아브라함과 사라는 미친 것이 아닌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순종을 드릴 수 있었겠는가? 생각해 보세요. 간혹 이런 뉴스를 듣지 않습니까? 죽은 사람을 믿음으로 살린다고 시체를 유기하다 걸린 사람들 말입니다. 누가 그들을 믿음의 사람이라고 말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린 아브라함과 광신도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이 있었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 한번은 어떤 청년이 베드로가 물 위를 걸었다는 말씀을 읽고 한강 위를 걸으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물에 빠진 거에요. 구조대에 의해 겨우 목숨을 건진 청년이 목사님께 가서 따졌습니다.

“목사님, 베드로는 물 위를 걸었는데 왜 나는 걷지 못한 것입니까?”

그러자 목사님이 물었습니다.

“예수께서 물 위로 걸어오시라고 말씀하셨나요?” “아니요.”

“그러니까 물에 빠졌지요. 베드로는 예수께서 걸어 오라고 말씀하셨거든요.”

- 믿음은 스스로 갖는 자기 확신이 아닙니다. 믿음은 단순한 긍정적인 사고가 아닙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믿음의 근거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끝까지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지 않으셨는데 물 위를 걷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 아브라함이 어떻게 이삭을 드릴 수 있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5장 4-5절 보시죠.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 네 몸에서 날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네 자손이 별과 같이 되리라. 이 뿐 입니까? 창세기 17장 19절 보세요.

“하나님이 이르시되 아니라 네 아내 사라가 네게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 내가 그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

- 또, 창세기 21장 12절 보세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네 아이나 네 여종으로 말미암아 근심하지 말고 사라가 네게 이른 말을 다 들으라 이삭에게서 나는 자라야 네 씨라 부를 것임이니라”

-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수도 없이 약속하셨습니다. 이삭을 통해서 네 자손이 별과 같이 되리라고 말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약속을 끝까지 신뢰한 아브라함은 이삭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창세기 22장 7-8절 보시죠.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 사랑하는 여러분,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끝까지 신뢰했습니다. 아들을 죽이고자 한 광신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던 믿음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이 믿음의 사람에 대해 히브리서 기자는 히브리서 11장 17-19절에서 이렇게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 최근 여수 엑스포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여수시민들은 여수를 방문하는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여수의 인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바로 여수 애양원을 섬겼던 손양원 목사님입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로 삼은 믿음의 사람, 그는 믿음 때문에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옥고를 치뤘고 믿음 때문에 세상 부귀영화를 버리고 평생 나환자들을 섬겼습니다.

36살, 젊은 나이에 애양원교회를 부임한 그는 감옥에 있었던 시간을 제외하고는 나환자들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 당시 애양원의 1-10호실은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이었고, 11-13호실은 경환자실, 14호실은 중환자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환자실인 14호실이 진물과 핏자국, 땀이 엉겨 붙어서 치료를 하려면 도저히 그냥 들어갈 수 없어 신문지를 여러 겹으로 깔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손목사님은 신문지를 치우고 그들에게 들어가 그 흉한 목을 껴안고 이마를 대고 기도를 하며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순 사건이 터졌고 사랑하는 두 아들을 잃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두 아들의 장례식에서 이렇게 인사했습니다. 그 인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내 어찌 긴 말의 답사를 드리리요. 내가 아들들의 순교를 접하고 느낀 몇 가지 은혜로운 감사의 조건을 이야기함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을 나오게 하였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로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서 손양원 목사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인사했습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간의 눈물로 이루어진 기도의 결정이요, 나의 사랑하는 한센병자 형제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 그랬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아버지 손종일 장로와 그의 어머니 김은주집사의 신앙, 어릴 때부터 새벽기도, 가정예배, 십일조, 주일성수를 가정의 규칙으로 가르치며 믿음의 길을 걸어가신 손양원 목사님의 부모가 있었기에, 그 부모가 남긴 믿음의 유산이 있었기에 손양원 목사라는 믿음의 거인을 우리는 여수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사랑하는 여러분, 아무 것도 없는, 아니 모든 것을 잃은 참담한 상황을 그 어떤 것보다 부요한 하늘의 감사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믿음, 그 믿음은 바로 그 부모가 남긴 믿음의 유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과연 그 믿음의 유산을 남길 수 있는 믿음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