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땅 분배의 법칙

성경 : 수 13:1-14

여호수아서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면 1-12장과 13-24장입니다. 1-12장에서는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위해 싸우는 내용이고, 13-24장에서는 정복한 땅을 이스라엘 각 지파에게 분배하는 내용입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시고자 하는 땅은 여호수아가 정복하고 점령한 땅보다 훨씬 더 넓고 광대한 땅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전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호수아가 나아 많아 늙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전쟁을 하여 땅을 쟁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땅을 분배하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땅을 분배함에 있어 자칫 잘못하면 커다란 혼란에 직면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로스쿨 문제로 시끄럽지 않습니까? 서로 자기 대학에다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땅을 분배함에 있어서는 모세나 여호수아와 같은 절대적인 신적 권위를 위임받는 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나이 많은 여호수아가 계속 전쟁에 매달릴 수 없음을 아신 여호와께서는 이제 여호수아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 하십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땅을 정복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직접 가나안 족속들을 내쫓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6절). 여호수아는 땅을 분배하는 데에도 여호와의 종으로서의 권위를 위임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철저하게 여호수아에게 복종하며, 그가 할당하는 땅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시는 땅은 분명 여호와께서 아버지로서 그의 아들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기업, 곧 유산인 셈입니다.

약속의 땅의 한계

하나님은 여호수아로 하여금 온 세상을 정복하라고 명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가나안 땅만 차지하라고 하셨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나 징기스칸은 땅 끝까지 정복하기 위하여 애를 쓰다가 죽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자신들의 욕심이 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모든 땅을 무력으로 빼앗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들이 정복해야 할 땅의 한계를 분명히 그어 주셨습니다.

수 13:1 여호수아가 나이가 많아 늙으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너는 나이가 많아 늙었고 얻을 땅이 매우 많이 남아 있도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족속과 싸워 크게 두 번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것으로 가나안의 주력 부대는 완전히 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의 대부분의 가나안 땅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군인들은 다 물리쳤지만 민간인들이 남아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주력부대는 물리쳤는데 남은 게릴라들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미 주력부대는 다 이겨 놓은 상태였지만 민병대를 쫓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쟁이 두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현실은 그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서 원주민을 몰아내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나안 땅에서 해야 할 다른 일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농사도 지어야 했고, 집도 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가나안 족속을 내쫓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힘들게 가나안 사람들을 그 땅에서 몰아내겠습니까?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중요한 생각의 차이가 생겼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족속들은 죄인이다. 그러니까 너희가 그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라. 만일 너희가 그 사람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그들이 너희의 신앙생활을 하는 데 올무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사람들이 있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기를 쓰고 쫓겨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잔인하게 내쫓을 수가 없습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당장 편하게 잘 사는 것이냐, 아니면 현재에는 고달파도 궁극적인 하나님의 복을 받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편하게 살자는 식으로 결정하는 바람에 신앙의 올무가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가나안 사람들을 쫓아내는 데 온 힘을 기울이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결국 하나님이 주시려던 큰 지도를 차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 좋은 것을 차지하는 것보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아무 것도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걸어간다면 하나님은 가장 좋은 것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은 적당하게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너무 무리를 해도 안 되지만 목표를 너무 작게 잡아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이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약속하신 땅의 한계는 가나안 전부였습니다. 놀랍게도 여기에는 두로와 시돈도 포함되고 블레셋 사람의 땅도 포함되었습니다.

수 13:3 곧 애굽 앞 시홀 시내에서부터 가나안 사람에게 속한 북쪽 에그론 경계까지와 블레셋 사람의 다섯 통치자들의 땅 곧 가사 족속과 아스돗 족속과 아스글론 족속과 가드 족속과 에그론 족속과 또 남쪽 아위 족속의 땅과

이 땅은 이스라엘 백성이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땅입니다. 그리고 4절의 시돈과 6절의 시돈 사람의 땅도 이스라엘 백성이 차지하지 못한 땅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약속하신 것은 그들이 발로 밟기만 해도 그곳을 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나라들은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하고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주신 기업보다는 농사가 더 중요하였습니다. 옛날에는 땅의 가치가 귀하지 않았습니다.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땅인데 무엇 때문에 애쓰며 땅을 발로 밟고 다니겠습니까? 그 시간에 농사나 짓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돈이나 눈에 보이는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큰 스케일로 밑그림을 그려야 웅장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정복자로서의 칼을 놓는 대신, 측량줄을 잡고 가나안 땅 분배 임무에 착수해야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점령해야 할 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투를 중단하고 땅을 분배하라고 명령하신 이유는 그가 고령인데다 이 과업이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남의 땅을 측량하여 나누어 가지는 듯하지만, 이는 하나님께서 이미 허락하신 땅인 만큼 그곳에 가나안족들이 들어와서 불법거주를 한 것으로 본다면 이는 당연하게 이스라엘의 몫이라는 점에서 미점령지에 대한 분배를 명하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요단 동편 분배

수 13:8 므낫세 반 지파와 함께 르우벤 족속과 갓 족속은 요단 저편 동쪽에서 그들의 기업을 모세에게 받았는데 여호와의 종 모세가 그들에게 준 것은 이러하니

요단 동편은 모세가 두 지파와 반 지파에게 기업으로 주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요단 동편의 땅도 이스라엘의 땅이라는 것입니다. 요단 동편 땅은 원래 본토가 아니었지만 초장이 좋고 아름답고 또 본토를 지니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보너스로 주신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주시려는 것은 영원한 천국의 상급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천국의 약속만 차지하고 이 세상에는 직장도 없고 집도 없이 그야말로 떠돌이처럼 살아간다면 우리의 구원은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구원이 풍성하다는 것을 보여 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도 많은 것들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건강과 가정과 직장도 갖게 하십니다. 이것이 얼마나 우리를 풍성하고 아름답게 합니까?

그래서 우리는 본토는 아니지만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주신 요단 동편의 땅도 아주 귀한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결심 또한 절대로 요단 동편의 땅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선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빼앗기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신앙은 이 땅만큼 애착을 갖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돈 벌기 위해 애쓰는 노력의 일부분만 복음 전파를 위하여 애쓴다면 우리의 신앙은 결코 냉랭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직장이나 가정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신앙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기업이 없는 레위지파

수 13:33 오직 레위 지파에게는 모세가 기업을 주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들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의 기업이 되심이었더라

가나안은 12개 등분하여 각 지파에게 분배하였습니다. 그런데 레위지파에게는 그 기업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요셉지파가 땅을 분배 받을 때 두 몫을 받았습니다. 므낫세 지파와 에브라임지파가 각각 기업을 받은 것입니다. 다만 레위지파는 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성읍만을 받았을 뿐입니다. 레위지파는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전적으로 책임 맡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가 예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국방 예산입니다. 만일 국방 예산을 터무니없이 삭감하면 나라를 지키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스라엘에게 구방과 같은 의미의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모시는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적이 쳐들어오는 것보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용서 받지 못하면 하나님의 진노로 적이 쳐들어오고 흉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전담하는 한 지파를 정해 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일에 전념하게 하기 위해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을 먹여 살려야만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십일조를 드리며 감사의 제물을 바쳐야 했습니다.

레위지파는 마치 우리 몸 안의 면역 기능과 같습니다. 우리 몸 안에 병균이 들어오면 면역 체계가 균을 잡습니다. 그러나 면역성이 떨어지면 온 몸에 병이 퍼져 고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죄를 밝히고 치료하는 기능입니다. 아무리 다른 부분이 잘되어 있다 하더라도 죄를 밝히고 치료하는 말씀이 죽으면 그 교회는 결국 겉은 멋있지만 속으로는 죽어가는 교회인 것입니다.

요단 동편 두 지파 반에게 기업 분배를 마치면서 레위인의 기업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은 만일 이후라도 레위인이 토지 분배권을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결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나안의 정복 원리는 여호수아가 모든 가나안 족속들을 다 몰아낸 후에 땅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호수아는 주력 부대만 물리치고 그 뒤에 제비 뽑아서 각자 자기가 뽑은 땅에 남아 있는 가나안 족속들을 몰아내 그 땅을 차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땅 분배의 원칙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 땅을 자기가 싸워서 빼앗아야만 했습니다. 열심히 나가서 전쟁을 한 지파는 자기 땅을 다 차지했습니다. 대표적인 지파가 유다 지파였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오랫동안 비교적 건강한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비파들은 가나안 족속들을 다 몰아내지 않고 섞여서 살았습니다. 그 결과 그들의 신앙은 빨리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단 지파는 블레셋 족속을 몰아낼 자신이 없으니까 아예 약속의 땅을 포기하고 다른 땅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시므온 지파는 약하기 때문에 유다와 힘을 합쳐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우리들에게 아주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해주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여 전투하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달란트 비유와 같습니다. 달란트를 받은 종은 열심히 장사해서 이득을 남겨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입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사용해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으로 아름답고 복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을 위하여 살면 그만한 열매를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았다고 해서 세상 적으로 살면 세상적인 열매 외에는 아무 것도 거두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가 차지해야 할 기업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적극적으로 싸워서 차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기업을 차지하는 축복을 받아 누리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